이나래 피아니스트. 이나래씨 제공. |
각종 대회에서 수상을 휩쓴 그는 비교와 경쟁이 심한 클래식계에서 "즐기면서 했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라고 해맑게 말했다. 누구의 제자인지, 어느 콩쿠르에서 몇 등을 했는지, 어느 학교를 졸업했는지, 심지어 연습을 몇 시간 했는지까지 비교하는 게 이쪽 분야라고 털어놓았다. "교수님이 잔소리해도 제가 딱 하고 싶은 만큼만 연습했어요. 남들 눈치 같은 건 안 봤어요. 그래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지금까지 피아노를 치게 된 것 같아요"라고 자신의 비결을 말했다.
이나래 피아니스트. 이나래씨 제공. |
이나래 피아니스트. 이나래씨 제공. |
그는 피아니스트로서 꿈을 이루니 '허탈하다'라고 고백했다. "막상 꿈을 이루니 허탈해요. 앞으론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어요." 피아노뿐만 아니라 공연기획·강의·EDM 작곡에도 관심이 많다. "클래식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싶어요. 재미있고 자유로운 연주 콘텐츠를 개발하고 싶어요." 대학교 강사로서의 진로도 고려하고 있다. 여기엔 새끼 손가락 부상이라는 현실적인 한계도 작용했다. "새끼 손가락 부상으로 앞으로 피아니스트로선 승산이 없을 것 같아요. 다시 돌아오는 데 한계가 있어요" 클래식과 다소 동떨어져 보이는 전자음악에도 열정을 보였다. 동요 '학교종이 땡땡땡'을 EDM으로 변형해 학교폭력 피해자의 슬픔과 가해자의 잘못을 풍자하는 음악과 EDM 미니앨범 '싸이코로이모'도 준비 중이다. 부모님으로부터 재정적 독립도 다짐했다. "부모님께서 지원해주셔서 지금까지 피아노를 칠 수 있었어요. 정말 감사하죠. 그런데 한편으론 그게 한이에요. 이젠 빨리 홀로서기를 하고 싶어요."
이유나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