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에서 온 결혼이주여성인 김나타리야(47) 씨는 대전의 '마을살림공작소'라는 사회적협동조합에서 일하며 활발히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 재활용(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들며 지역주민들과 학생, 다문화 가정을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동구청이 운영하는 다문화 여성 대상 공방에서 처음 활동하게 된 그는 현재 운영 중인 마을살림공작소 대표를 만나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지자체의 지원과 사회적 기업 제도는 그가 지역에 정착해 사회활동을 하는 데 있어 든든한 밑바탕이 됐다. 지역에서 업사이클링 수업을 하고 있는 김 씨를 만나 현재 삶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김나타리야씨 모습 |
커피찌꺼기로 만든 그릇과 컵 |
커피찌거기로 만든 공예품 |
양말목으로 만든 가방 |
김 씨는 "업사이클링 수업을 하면서 일회용 장갑과 일회용 컵, 물티슈 등을 사용하면 20분 동안 학생들에게 가르친 게 아무 의미가 없어진다"며 "업사이클링 제품을 다 만들고 포장을 할 때도 우유 곽을 이용해 포장해서 갖고 가도록 한다"고 말했다.
양말목으로 만든 냄비 받침대 |
아버지는 "우즈벡에서 살면서 차별받았던 아픔이 있었다"며 "한국인이지만 다른 국적을 가지고 있고 우즈벡이 소련으로부터 독립하고 나서 쓰는 언어가 달라져 힘들기도 했었다. 그래서 성인이 돼서 내 자식만이라도 한국에서 편하게 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김 씨는 전했다.
마을살림공작소에 전시된 커피찌꺼기로 만든 공예품를 설명하는 김 씨 모습 |
그는 "그 전에는 심각성은 알았지만 환경 보호를 실천하는 정도는 아니었다"며 "예전에는 플라스틱도 내용물이 있는 채로 그대로 버렸다면 요즘에는 깨끗이 씻어서 버리는 습관을 들였다. 아이들도 실천할 수 있도록 알려주고 있다"고 했다.
업사이클링 제품 수업 모습 (사진=김나타리야씨 제공) |
양말목으로 가방을 만드는 학생 모습 (사진=김나타리야씨 제공) |
다문화 여성의 활발한 사회활동을 위해선 "지자체에서 다문화 여성 혹은 아동들을 위한 프로그램들을 많이 하지만 다문화 가정끼리만 모여서 진행하는 게 대다수라 한국인들과 함께 어울려서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필요해 보인다"며 "한국사회 적응을 통해 다문화 여성들도 자신감을 가져야 하지만 사회활동을 원하는 결혼이주여성들을 이끌어 줄 수 있는 사람도 분명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씨는 마을살림공작소에서의 활동을 통해 또 다른 꿈을 꾸게 됐다. 그는 "여기서 일하면서 하고 싶은 일들이 문뜩 떠오른다"며 "큰딸이 제빵 공부를 하고 있는데 나중에 딸과 카페를 운영할까, 아니면 아이들에게 세계문화를 재밌게 연극식으로 가르쳐줄 수 있는 작은 공간을 운영할까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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