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높이뛰기 세계 챔피언 반열에 오른 대전 출신 육상선수 우상혁(연합뉴스) |
모처럼의 경사에 지역 육상계도 반색하며 들떠있지만, 한쪽에서는 깊은 한숨 소리가 들린다. 대전 육상 유망주들이 꿈을 키웠던 한밭종합운동장 철거가 임박했기 때문이다. 예정대로라면 한밭종합운동장은 이달 말 철거 작업에 들어갔어야 했다. 그러나 시공사(계룡건설 컨소시엄)의 철거를 위한 서류 조사를 비롯해 행정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일정이 미뤄지고 있다.
한밭종합운동장에서 훈련했던 선수들은 대전시가 대체 훈련장으로 마련한 충남대 종합운동장으로 옮겨갈 예정이다. 현재 공사가 마무리단계에 있고, 대전대학교 운동장에 육상트랙과 인조 잔디가 추가로 조성될 예정이다. 대안이 마련된 것은 다행스럽지만 선수들이 훈련장까지의 거리가 멀어지면서 경기력 저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밭종합운동장이 내달 철거를 계획중인 가운데 선수 한 명 없는 운동장이 텅 비어 있다. |
한밭종합운동장내 설치된 전천후 연습장, 비가 오거나 겨울에 선수들이 연습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
육상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우상혁 같은 지역 출신의 육상 스타는 하루 이틀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일선 지도자들이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육상에 대한 열정으로 만들어진 결과"라며 "한밭종합운동장 사례에서 보듯 충분한 대안 없이 행정이 이뤄진다면 제2의 우상혁은 물론 지역 육상의 뿌리가 흔들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전시는 철거 준비를 위한 서류 절차가 마무리되면 4월에는 본격적인 철거 준비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대전시 체육진흥과 관계자는 "이달 중 철거 업체가 선정되고 행정적인 준비가 완료되면 4월에는 철거를 위한 펜스 설치와 현장 사무실이 꾸려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선수들의 대체 훈련장 불편 사항에 대해선 "대전대운동장 공사가 마무리되면 어느 정도 불편은 해소될 것" 이라며 "지역 육상인들의 불만은 공감하고 있다. 선수들이 훈련에 집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금상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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