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혁 키워낸 대전육상, 축제 분위기 속 '한숨만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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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혁 키워낸 대전육상, 축제 분위기 속 '한숨만 가득'

대체 연습장 충남대 운동장 이동 거리 불편, 연습시간 1~2시간으로 제한.
전천후연습장 철거, 서남부스포츠타운 완공까지 장마-겨울철 연습공간 없어

  • 승인 2022-03-22 16:04
  • 수정 2022-04-29 20:59
  • 금상진 기자금상진 기자
우씨
남자 높이뛰기 세계 챔피언 반열에 오른 대전 출신 육상선수 우상혁(연합뉴스)
대전이 낳은 대한민국 높이뛰기의 간판 우상혁 선수가 세계육상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내면서 지역 육상계가 모처럼 들떠있다. 중리초등학교 재학 중 육상에 입문한 우상혁은 송촌중-충남고에서 기량을 쌓으며 마침내 세계 정상급의 반열에 올랐다.

모처럼의 경사에 지역 육상계도 반색하며 들떠있지만, 한쪽에서는 깊은 한숨 소리가 들린다. 대전 육상 유망주들이 꿈을 키웠던 한밭종합운동장 철거가 임박했기 때문이다. 예정대로라면 한밭종합운동장은 이달 말 철거 작업에 들어갔어야 했다. 그러나 시공사(계룡건설 컨소시엄)의 철거를 위한 서류 조사를 비롯해 행정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일정이 미뤄지고 있다.

한밭종합운동장에서 훈련했던 선수들은 대전시가 대체 훈련장으로 마련한 충남대 종합운동장으로 옮겨갈 예정이다. 현재 공사가 마무리단계에 있고, 대전대학교 운동장에 육상트랙과 인조 잔디가 추가로 조성될 예정이다. 대안이 마련된 것은 다행스럽지만 선수들이 훈련장까지의 거리가 멀어지면서 경기력 저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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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밭종합운동장이 내달 철거를 계획중인 가운데 선수 한 명 없는 운동장이 텅 비어 있다.
현재 한밭종합운동장에서 훈련하고 있는 학생 선수들 절반 이상이 동구와 중구에 연고를 두고 있다. 학생들이 정규 수업을 마치고 충남대 훈련장까지 이동하려면 최소 1시간 가까이 걸린다. 이동시간이 길어지면 연습시간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지역 육상계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선수들이 충남대로 이동할 경우 연습시간이 1~2시간 정도로 제한된다. 이는 경기력 저하로 이어질 것이 뻔하다"며 "교육 당국에서 규정 수업시간을 조정해 주거나 연습 시간을 늘려주지 않는 이상 훈련 파행은 피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이어 "대전대학교 육상트랙도 오는 8월에야 완공된다고 하는데 대체 연습장 시설에 선수들이 얼마나 만족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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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밭종합운동장내 설치된 전천후 연습장, 비가 오거나 겨울에 선수들이 연습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충남대와 대전대학교 운동장에 조성되는 육상트랙은 비가 오거나 날씨가 추워질 경우 훈련이 불가하다. 현재 한밭종합운동장에는 전천후실내연습장이 조성되어 있어 날씨와 관계없이 연습할 수 있다. 한밭종합운동장이 철거되면 이곳도 함께 사라질 예정이다. 서남부종합스포츠타운이 완성되는 2027년까지 대전 육상 선수들은 장마철이나 겨울에는 훈련할 수 없다.

육상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우상혁 같은 지역 출신의 육상 스타는 하루 이틀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일선 지도자들이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육상에 대한 열정으로 만들어진 결과"라며 "한밭종합운동장 사례에서 보듯 충분한 대안 없이 행정이 이뤄진다면 제2의 우상혁은 물론 지역 육상의 뿌리가 흔들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전시는 철거 준비를 위한 서류 절차가 마무리되면 4월에는 본격적인 철거 준비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대전시 체육진흥과 관계자는 "이달 중 철거 업체가 선정되고 행정적인 준비가 완료되면 4월에는 철거를 위한 펜스 설치와 현장 사무실이 꾸려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선수들의 대체 훈련장 불편 사항에 대해선 "대전대운동장 공사가 마무리되면 어느 정도 불편은 해소될 것" 이라며 "지역 육상인들의 불만은 공감하고 있다. 선수들이 훈련에 집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금상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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