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현 대전시 환경녹지국장 |
사람이 생로병사를 겪듯이 경제도 순환구조가 있다. 산업혁명 이후 260년간 자원의 생산·소비·폐기라는 일방통행식 선형경제, 즉 유용한 자원을 조달해서 제품을 만들고 쓰임이 다하면 버려지는 3단계 구조였다.
이러한 선형경제에서는 자원이 순환되지 않고 모두 쓰레기로 버려질 수밖에 없다. 특히 플라스틱은 14%만 재활용되고 주로 매립하거나 소각해야 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모색되어 왔다. 유럽연합(EU)은 회원국들에 2030년까지 도시 쓰레기의 70%, 포장재 폐기물의 80%를 재활용토록 권고한 바 있다.
우리나라도 선형경제 구조에서 벗어나 자원순환 시대로 전환하기 위해 폐자원의 활용을 극대화하는 정책을 추진해 왔다. 특히 2018년 '자원순환기본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생산·소비·회수·재활용의 순환경제 시스템으로 들어섰다는 평가다.
최근 코로나19가 쓰레기 대란의 위험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대전시에서도 생활폐기물을 자원으로 활용하고 매립장의 사용연한 증대와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전바이오에너지센터에서는 하루에 음식물 폐기물 200톤과 음폐수 200톤을 처리하면서 연간 바이오가스를 8000천N㎥ 이상 생산하여 열병합발전소에 공급하고 있고, 매립장에서 발생하는 매립가스도 연간 4000천N㎥이상 포집해 열병합발전소 연료로 공급함으로써 친환경도시 조성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대전환경에너지종합타운에서도 하루에 생활폐기물 400톤 및 하수처리장에서 발생하는 슬러지 300톤을 고형연료를 생산·판매하는 등 폐기물을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데 진력하고 있다.
아울러 인공지능을 활용한 고품질의 투명페트병 분리수거를 위한 '무인회수기 설치 사업'과 재활용폐기물을 분리해서 가져오면 품목별 가격에 따라 현금을 보상해주는 '재활용 플랫폼 사업', 재활용폐기물 거점 분리배출을 위한 '재활용 정거장 사업'은 오랫동안 썩지 않는 폐자원의 재활용 유도와 폐기물의 발생억제, 주민참여라는 3가지 성과를 내고 있다. 이는 주민공동체와 공공기관이 융합한 자원순환을 위한 미래 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앞으로 자원순환 정책을 촉진하기 위한 '대전광역시 자원순환기본조례'가 곧 시행된다. 이 조례의 근본 취지는 자원의 효율적 이용을 통해 폐기물 발생을 줄이고, 발생된 폐기물은 최대한 재사용하는 것으로 자원순환 사회로의 전환에 관한 다양한 시책을 수립·시행을 위한 것이다.
지구는 지금 미세먼지, 해양오염, 폐기물 문제 등으로 병들어 가고 있고 치료가 시급하다. 환경에 대한 위기가 일상이 되어버린 지금, 우리가 매주 신용카드 한 장 분량인 5g의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고 있는 것은 더 이상 뉴스가 아니다.
나무는 물과 흙, 햇빛이 키우지만 주인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재목으로 자란다. 대전형 자원순환사회 역시 시민의 관심과 적극적인 동참 속에 튼튼한 뿌리를 내릴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전재현 대전시 환경녹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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