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한국철도축구단 김승희 감독이 중도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보이는 것을 믿는 것이 아니라, 믿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팀이 되겠습니다.
K3리그 한국철도축구단 김승희 감독이 2022시즌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17일 자양동 한국철도FC 클럽하우스에 만난 김 감독은 "지난 시즌 한국철도는 리그가 K3로 통합 개편되면서 팬들의 기대가 많았는데 원하는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며 "올해는 한국철도를 응원하는 대전시민들과 3만 한국철도 가족들을 위해 승리하는 축구를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2022시즌 한국철도의 목표는 역시 우승이다. 개막 후 치러진 홈 개막전에서 강팀 울산을 제압했고 FA CUP 2라운드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5-3으로 승리했다. 김 감독은 "성원해주신 팬들을 위해선 리그 우승은 당연한 것"이라며 "한국철도가 대전에 뿌리를 내린 만큼 올해는 전국체전에서의 금메달도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일일 확진자가 60만명에 접어들면서 지역 체육계도 비상이다. 한국철도 역시 코로나 역풍을 피해갈 순 없었다. 김 감독은 “팀에서 한 두 명이 걸리면 큰 지장은 없지만 현재는 그런 상황이 아니다. 지도자 입장에서는 매우 난감한 상황이 많다”며 “축구협회에서도 처음 겪는 일이라 미흡한 점이 있다. 좋은 분위기가 코로나로 다운 될 수도 있어 우려가 많은 상황이지만, 우리 팀만의 문제가 아닌 이상 (피해를)최소화 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2020시즌에 대한 구상도 밝혔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 해결사로 활약했던 정민우 선수에게 올해도 기대를 걸고 있다. 미드필드에서는 정남우 선수가 움직임이 좋고 수비에서는 김선우가 안전하게 경기를 이끌고 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어 "모든 선수가 KTX의 모터처럼 강하고 빠른 팀을 추구하고 있다.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하다 보면 좋은 결과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대전 한국철도 출신이자, 현재 1부 리그 전북에서 뛰고 있는 박진섭 선수에 애정을 표했다. 박진섭은 과거 중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축구 인생에 있어 가장 큰 영향을 준 감독으로 김승희 감독을 꼽았다. 김 감독은 "자질이 뛰어난 선수는 많지만, 정신력과 자신을 제어할 수 있는 선수는 드물다"며 "진섭이(박진섭)는 어려운 시기를 잘 견뎌내었고, 초심과 겸손을 겸비한 선수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려움을 잘 이겨내고 항상 초심을 갖고 겸손할 줄 아는 선수인 만큼 국가대표로 손색이 없는 선수다. 후배들에게 좋은 선례가 돼서 제2의 박진섭이 나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팀을 운영하는 리더십에서 냉정함보다 '아버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팀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게 볼 여지가 있지만, 업적보다는 선수와 지도자 간의 교류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 자신을 '아마추어'라 생각한다면 선수의 진로에 대해 쉽게 결정할 수 없다"며 "모든 선수를 아들로 생각한다. 이러한 사고를 바탕으로 최대한 기량을 끌어내는 것이 감독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홈구장으로 쓰고 있던 한밭종합운동장이 철거 계획이 발표되며 한국철도 선수단은 대전월드컵 보조구장을 홈구장으로 쓰고 있다. 갑자기 바뀐 환경에 선수들은 물론 팬들도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김 감독은 “한밭운동장은 코레일과 역사를 함께 했던 구장이다. 너무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선수들도 낯설고 무엇보다 경기를 보러 오시는 팬들에게 미안하다”며 “협회와 회사(한국철도)에서도 나름의 대안을 찾고 있지만 운동장 문제는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한국철도를 응원해주시는 팬들에게 "항상 한국철도를 사랑해주시는 대전 시민들과 팬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보이는 것을 믿는 것이 아니라, 믿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팀으로 만들어 보겠다"며 응원을 당부했다.
금상진 기자. 정리 홍석용 인턴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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