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이 낳은 대한민국 높이뛰기의 간판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이 20일(한국시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스타크 아레나에서 열린 2022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우승하며 태극기를 펼치며 기뻐하고 있다.(연합뉴스) |
올해 세계 랭킹에서 1위를 달리고 있던 우상혁은 첫 번째 2m 20을 1차에서 가볍게 통과하고 연이어 2m 24, 2m 28을 연달아 1차 시기에서 넘었다. 이어진 2m 31 도전에서 1, 2차를 넘지 못하며 잠시 주춤하는 듯 보였으나. 3차 시기에서 성공했고 2m 34까지 한 번에 뛰어넘었다.
우상혁과 함께 출전했던 12명의 선수가 2m 34를 넘지 못하면서 우상혁은 금메달을 확보했다. 그는 자신이 보유했던 한국 기록(2m 36) 보다 높은 2m 37에 도전했으나 1, 2차에서 바를 건드렸고 3차 시기는 포기했다. 경기를 마친 우상혁은 거수경례로 세리머니를 펼치고 축구선수 손흥민의 사진 세리머니도 연출하는 여유를 부렸다.
우상혁이 출전한 2022 세계실내육상선수권은 137개국 680명의 선수가 출전하는 대회로 세계육상연맹(IAAF)이 주관하는 메이저급 대회다. 종전 우리나라 선수들이 거둔 최고 성적은 1995년 바르셀로나에 대회에서 남자 400m에서 5위를 기록했고 2012년 터키 이스탄불 대회 허들에서 이연경 선수가 출전한 것이 유일한 기록이다. 우상혁이 10년 만에 출전해 금메달이라는 쾌거를 거둔 것이다.
우상혁의 금메달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역 체육계도 반색하고 있다. 대전육상경기연맹 서칠만 전무는 "저녁 시간 내내 방송으로 경기를 지켜봤는데 기대 이상으로 잘해줘 대견스럽다"며 "우상혁 선수가 훈련했던 한밭종합운동장을 비롯해 동구 지역 일대에 축하 현수막을 걸어 시민들과 기쁨을 함께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우상혁을 발굴하고 높이뛰기 선수로 키워낸 윤종형 감독은 "우상혁의 현재 나이가 남자 선수로 가장 절정에 다다를 시기"라며 "한때는 슬럼프에 빠져 은퇴까지 고려했지만,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한국 육상 역사를 새로 쓰게 되어 지도자로서 자랑스럽다"고 기뻐했다. 윤 감독은 "2m 34 1, 2차 시기에서 타이밍을 잡지 못해 잠시 어려웠지만 3차 시기에서 발판을 구르는 순간 성공의 느낌을 받았다"며 "현재의 컨디션을 유지한다면 7월 미국에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좋은 기록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상혁은 이번 대회 입상 성적으로 7월 15일 미국에서 개막하는 세계육상선수권 대회 출전권을 확보했다. 해당 실외 대회에서 우상혁이 메달권에 든다면, 한국 육상 역대 두 번째로 세계육상선수권 메달리스트가 된다.
금상진 기자. 홍석용 인턴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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