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오 대표변호사 |
이제 여야는 대선 결과를 분석하고 당을 정비해 다가오는 6월 1일 지방선거 준비에 본격적으로 돌입할 시기로 보인다. 그런데 지금 정치권을 달구고 있는 이슈는 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령실 이전 공약의 실행 여부인 것 같다.
대통령실을 광화문으로 이전하겠다는 발상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했기 때문으로 보이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경호 문제와 광화문 광장 일대가 집회 금지 구역으로 지정되는 문제 등으로 미루어오다가 헌법 개정을 통해 세종시로 행정수도를 옮기겠다면서 공약을 파기했던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윤석열 당선인에게도 동일하기에 대통령 집무실을 광화문이 아닌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고 청와대를 국민에게 개방하겠다고 계획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의 입장에서 보면 대통령 집무실의 광화문 이전은 불가능하니 어쩔 수 없이 청와대를 그대로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국민에게 변명했던 전력이 있고, 같은 이유로 윤석열 당선자의 광화문 대통령 집무실 공약도 실현되기 힘들다고 평가절하했기에 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행보가 탐탁지 않게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기에 대통령 집무실을 광화문이 아닌 용산에 설치하는 것은 공약을 파기한 것이다. 청와대 이전 비용은 1조 원이다.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이 같이 있어서 안보 위협이 증가한다는 등 기어이 어깃장만 놓고 있는 거로 보인다.
과연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가 아닌 다른 곳에 설치하면 문제가 있는 것일까?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더불어민주당도 세종시 대통령 제2 집무실 설치에 대해서는 소속 국회의원 전원이 찬성한 법안을 발의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세종시 대통령 집무실은 되지만 용산 대통령 집무실은 안된다는 건 무슨 논리인지 더불어민주당에 묻고 싶다.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패배의 가장 큰 이유가 내로남불이었다는 것은 국민 모두가 인식하고 있는 사실이다. 윤석열 당선인이 용산에 대통령 집무실을 설치하는 것을 얼토당토않은 이유를 들어 막는 것만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오히려 조선의 수도는 한양이라는 경국대전 구절을 들어 대한민국의 행정수도를 세종시에 설치할 수 없다는 헌법재판소의 웃기지도 않은 위헌 판결로 마무리된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행정수도 세종시 이전이라는 꿈을 이루어야 할 시기다.
윤석열 당선자가 대통령실을 용산으로도 이전하겠다고 나서면서 국민의 호응을 얻고 있다면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이를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원포인트 헌법 개정을 통해 청와대를 세종시로 이전해 지역균형발전과 지방자치의 도약을 이루겠다는 더 큰 꿈을 국민에게 어필하는 것이 현 시국을 정면 돌파하는 묘수가 아닐까싶다.
세종시 대통령 제2 집무실 설치법안은 국민의힘 국회의원 48명의 동의를 받아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이미 발의했고 같은 내용으로 강준현 의원이 발의한 법안도 170석이 넘는 더불어민주당의 국회의원 전원이 찬성했을 뿐만 아니라 윤석열 당선자도 이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당부하고 있다.
이렇듯 세종시 대통령 집무실 설치에 찬성하는 국회의원이 개헌에 필요한 정족수를 훨씬 상회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원포인트 개헌을 통해 청와대의 세종시 이전을 추진한다면 고 노무현 대통령의 꿈도 이루고 어젠다를 선점할 수도 있는 일거양득의 기회가 아닐까 싶다.
국민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에 강력한 추진력을 부여하기 위해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에 몰표를 던진 것이고, 그러한 기대가 사라지는 시점에서 윤석열 후보를 당선시킴으로써 더불어민주당에 경고를 한 것이라는 점을 꼭 기억하기 바란다.
반면 국민의 힘은 대통령 선거의 승리에 한껏 취해 구태의연한 인물들이 서로 지방선거 후보자로 나서면서 도로 한나라당(새누리당)으로 회귀하려는 것처럼 보이는데, 국민은 전통적인 수구정당에 투표한 것이 아니라 참신하고 정의로운 윤석열과 중도우파를 표방한 국민의 힘을 선택했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이종오 법무법인 윈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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