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 건강한 삶을 위한 친구맺기와 독서

  • 오피니언
  • 풍경소리

[풍경소리] 건강한 삶을 위한 친구맺기와 독서

이동구
한국화학연구원 전문연구위원
(사)소비자시민모임 감사·공학박사

  • 승인 2022-03-21 14:57
  • 신문게재 2022-03-22 19면
  • 이유나 기자이유나 기자
이동구 위원
이동구 한국화학연구원 전문연구위원.
건강한 삶을 위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 필자는 단연 친구와 독서를 꼽는다. 먼저, 친구는 어디서 사귈까? 소셜미디어는 오프라인 친구들과 교류하는 공간이지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곳이 아니다. 소셜미디어는 사람들의 의견, 생각, 경험, 관점을 공유하기 위해 사용하는 온라인 도구나 플랫폼을 말한다. 과거였으면 대면 만남을 지속하지 못해 식어버렸을 우정을 유지하는 도구에 불과하다. 소셜미디어 친구 수가 많은 당신이 공항에서 우연히 마주쳤을 때 잠시 시간을 내어 마주 보며 다정한 대화를 건네고픈 친구는 몇 명이나 될까.

친구를 사귀기 위해 쓰는 노력에 비하면, 딱히 돌아오는 경제적 이득은 없다. 인간은 생존과 번식에 최적화된 환경을 추구한다는 관점에서 볼 때, 비용만 드는 '친구 맺기'는 다소 퇴행적이다. 그런데도 인간은 친구에 울고불고, 돈과 시간과 마음을 쓴다. 친구가 없는 인간은 세상에 홀로 남은 듯한 고독감을 느끼는데, 이 고독감은 매우 위험하다. 우울증은 물론이고 신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홀로 여생을 보내는 노인들은 각 질병 위험에 노출된다. 결국, 자신이 취약해지지 않으려고 몸과 마음을 다해 친구를 사귀는 것이다.

그러면 '친구 맺기'가 훨씬 간편해진 온라인 시대에, 인간은 더욱 건강해져야 하는 게 아닐까. 그렇지 않다. '팔로우'로 단 1초 만에 친구가 되고 게시물에 '좋아요'를 눌러 관계를 유지하는 행동은 경제적일 수는 있으나, 친구와 진정한 우정이 가져다주는 효용을 누릴 수는 없다. 충분히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마음을 다하는 관계만이 우정을 느끼게 하고 고독감을 줄여준다. '친구 맺기'에서 디지털미디어가 하는 일은 우정이 자연스럽게 식어가는 속도를 늦춰 줄 뿐이다. 우정이 계속되려면 때때로 친구를 만나는 일이 절대 필요하다. 상대의 감정을 꾹꾹 눌러 담은 눈빛과 목소리, 그리고 표정에서 나오는 감각을 '직접' 경험하는 것이 인간을 고독감에서 벗어나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많은 이들이 매년 하는 새해 결심 중 하나가 독서다. 일단 헬스장에 가야 체계적인 운동을 시작하는 것처럼, 너무 부담감을 느끼지 말고 어떤 방식으로든 책과 가까이 지내보는 것은 어떨까. 개권유익(開卷有益), '책을 펴서 읽으면 반드시 이로움이 있다.'라는 말이다. 항상 머리로는 되는데 몸이 따라 주질 않는다. 책을 펴서 읽다가 포기한 적이 어디 한두 번인가. 책이 어렵다고 중간에 포기하는 사람을 위한 독서 팁은 무엇이 있는지 따져봤다.



우선, 책을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려고 한다. 내겐 완독할 시간도, 여유도, 인내도 쉽지 않다. 그래서 책을 다 읽어야 한다는 압박감에 분량이 많은 '벽돌 책'은 무조건 피하게 된다. 넷플릭스를 보다가 재미가 없으면 끄는 것처럼, 책도 언제든 덮을 수 있는 콘텐츠 아닌가. 읽을 수 있을 만큼 읽어야 흥미를 돋울 수 있다. 서점에 가서 10분 정도 책을 읽어보고 마음이 끌리면 사고, 그렇지 않으면 덮거나 다른 책을 찾자. 책을 펴면 첫 장부터 차근차근 읽을 필요가 없다. 나는 목차를 보고 가장 흥미로워 보이는 부분을 읽고 난 뒤, 나머지 부분을 골라 읽는 편이다. 물론 배경을 천천히 이해하며 읽어야 하는 역사 서적이나 이야기에 기승전결이 있는 소설에서는 앞부분이 중요하다. 하지만 어떤 책이든 읽다가 재미가 없어 포기하면 아무 의미가 없다.

또한, 책에서 억지로 교훈이나 정답을 찾으려고 하지 말자. 우리는 책을 읽으며 작가의 메시지를 끊임없이 찾는다. 책의 의미가 쉽게 드러나지 않으면 자신의 독서가 잘못된 건지 의심도 한다. 그러나 이는 중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입시를 준비하며 생긴 이상한 습관일지도 모른다. 어떤 책은 의미보다 재미가 우선이다. 읽고 나서 좋았다면 그것으로 의미가 있다. 어린이가 동화를 재밌어서 읽는 거지 교훈을 찾으려고 읽진 않는다. 누군가는 이런 방식으로 책을 읽는 건 잘못됐다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필자는 "아예 포기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느냐?"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2. 원금보장·고수익에 현혹…대전서도 투자리딩 사기 피해 잇달아 '주의'
  3.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4. [대전미술 아카이브] 1970년대 대전미술의 활동 '제22회 국전 대전 전시'
  5. 대통령실지역기자단, 홍철호 정무수석 ‘무례 발언’ 강력 비판
  1. 20년 새 달라진 교사들의 교직 인식… 스트레스 1위 '학생 위반행위, 학부모 항의·소란'
  2. [대전다문화] 헌혈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3. [사설] '출연연 정년 65세 연장법안' 처리돼야
  4. [대전다문화] 여러 나라의 전화 받을 때의 표현 알아보기
  5. [대전다문화] 달라서 좋아? 달라도 좋아!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시와 충남도가 행정구역 통합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 충청권 행정구역 통합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를 갖고 뜻을 모아왔으며, 이번 공동 선언을 통해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공동 선언문을 통해 두 시·도는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하기 위한 특별..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