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장구에 미쳐 사는 한기복 대표 “장구, 전통음악 근간이자 국악사 최대 발명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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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장구에 미쳐 사는 한기복 대표 “장구, 전통음악 근간이자 국악사 최대 발명품”

전통타악그룹 ‘굿’ 대표·고당마당 운영
장구 재현·복원 통해 전통음악 재조명

  • 승인 2022-03-20 12:00
  • 수정 2022-03-21 09:12
  • 한세화 기자한세화 기자
장구-1
대전 대흥동 고당마당 연습실 한켠에는 삼국시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시대별 장구와 해외의 장구 수십개가 전시돼 있다. <사진-=한세화 기자>
"양손에 다른 모양의 채를 들고 연주하는 북은 장구가 유일하죠. 전 세계 유례없는 우리 음악사 최대의 발명품입니다."

대전 중구 대흥동에 있는 타악연구소 '고당마당'에는 삼국시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시대별 특징을 가진 수십 종류의 장구들로 빼곡하다. 고려시대 도자기 장구를 비롯해 양철장구, 짚으로 엮은 장구에 이어 해외의 여러 형태의 장구들까지 전시돼 있다.

전통음악보다는 대중가요가 시대 음악의 주류를 이루지만, 전통악기 매력에 빠져 일평생 장구를 연구해 온 한 씨는 자타공인 장구 명인이다.

한기복인물
18일 대전 대흥동 고당마당에서 만난 한기복 장구명인. <사진=한세화 기자>
18일 오후 고당마당에서 만난 한기복 씨는 악기연주자라기 보다는 목각 장인의 모습에 가까웠다. 연주나 수업 일정을 제외한 대부분 시간을 작업실에서 보낸다는 그는 "민족정신 말살 정책을 강행한 일제강점기 때 이후 전통음악이 쇠퇴했다"며 "옛 전통악기를 제대로 알기 위해 복원작업을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은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고려시대 장구 10여 점을 복원, 1999년 이성산성에서 출토된 삼국시대 추정 목제 요고(腰鼓)를 복원하는 등 전통악기 재현을 통한 국악사 재정립에 매진하고 있다. 고당마당은 2021년 원도심 문화예술활동 거점공간으로 선정됐다.

1968년 서산에서 태어난 한기복 장구명인은 단소와 대금에 일가견 있던 부친의 재능을 이어받아 고등학교 때 처음 풍물을 배우면서 전통음악 매력에 심취했다. 농악을 지도해 준 '민속춤의 달인' 정인삼 씨의 격려 속에 20대 초반 상모돌리기 전국 일인자 반열에 올랐다.

굿-고당마당간판
(위)2002년 결성한 전통타악그룹 '굿' 단원들 모습과 (아래)대전 중구 대흥동 '고당마당' 입간판. <사진=한세화 기자>
'웃다리농악'의 시조 고 송순갑 선생의 마지막 제자이기도 한 그는 1994년 전국민속경연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같은 해 목원대 한국음악과 신설로 27살 늦은 나이에 입학, '고려시대 도자기 장구에 관한 연구' 주제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공주대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2002년 결성한 전통타악그룹 '굿'을 통해 매년 정기·초청공연을 이어오며 전통음악 선양에 앞장서고 있다.

한 씨는 "가야금이나 거문고 등 우리의 전통음악을 우리나라가 아닌 미국에서 훨씬 체계적인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며 "BTS가 세계 음악시장에서 인정받는 이유도 멤버들이 전통음악의 원리가 담긴 풍물을 공부한 경험이 바탕이 됐기 때문"이라며 전통음악의 보존·계승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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