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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도 채 남지 않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마지막 회기에 상정조차 하지 못하면서 차기 정권으로의 이양이 불가피해졌다.
17일 대전시와 지역 예술계에 따르면 대전시립극단·오페라단 창단 근거와 운영 규모 등을 담은 '대전시립예술단 조례 일부 개정조례안'이 제8대 대전시의회 마지막 회기인 제264회 본회의에 상정조차 되지 못하면서 무산됐다.
시는 2021년 8월 시의회에 상정해 9월 중 개정안이 통과되면 연도 내 행정절차에 착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개정안 통과가 불발된 데 이어 올해 3월에 열린 회기 마지막 임시회와 정례회에 상정하지 못했다.
문제는 민선8기로 설립 논의가 이양된다 하더라도 대전시립예술단 활성방안 연구용역이 짧아도 6개월 이상 기간이 소요되고, 차기정권의 정체성에 따라 설립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대전시립극단과 시립오페라단 창단은 허태정 시장 취임 첫해인 2018년 10월 정책브리핑을 통해 약속한 사항이다. 당시 허 시장은 2021년까지 시립극단과 오페라단을 창단하고 공공 공연장 3곳을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시장 후보 시절에는 문화예술 관련 전체예산을 2.1%에서 5%까지 확대해 대전을 문화융성도시로 발전시키겠다고 공약했다.
시의회는 시립극단과 오페라단 설립을 놓고 문화계의 좁혀지지 않는 견해차와 더불어 설립 규모와 방향을 담은 연구용역이 진행되기도 전에 개정안이 상정된 것을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화계 일각에서는 민선7기 내 설립 좌절이 예견된 사태였다는 의견과 함께 '대전형' 시립극단·오페라단 창단을 위한 심도 있는 고민이 수반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미 설립된 전국 주요 도시에서 문화예술 생태계의 교란 사례가 관측되는 만큼, 답습 지양을 위한 진화된 방법론이 용역에 담겨야 한다는 것이다.
이인복 아신아트컴퍼니 대표는 "시민들에게 고급의 문화향유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시립극단과 오페라단 창단이 필요하지만, 공공의 개입으로 민간영역이 무너질 우려가 있다"며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방법론이 수반돼야 다른 도시의 실패사례 답습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덕일 대전중구문화원장은 "대전시가 예산수립 등 구체적인 추진 방향을 제시했음에도 의회와의 이견 차로 불발돼 안타깝고, 새 집행부가 들어서면 설립을 위한 재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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