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종범 교수 |
중국 우한 바이러스니, 중국인 출입통제를 조기에 했어야 했다는 초기대응 미숙에 관한 얘기라든지, 신천지 신도들을 중심으로 감염이 확산돼 신천지 압수수색을 하고 대구에서 감염환자가 많이 발생한다고 대구지역 봉쇄 가능성까지 나오며 전 국민을 그야말로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수많은 사망자와 감염자들이 유럽 대륙과 일본, 미국 등을 휩쓸고 마치 인류의 앞날이 풍전등화같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었다.
물론 초반에는 K-방역이라고 하며 우리나라의 코로나 대응 방역위상을 높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의 의료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국민이 방역지침을 잘 지켜줘서 희생자들을 줄였다고 분석되지 질병관리본부를 중심으로 한 뛰어난 방역 정책 덕분이라고 보기에는 설득력이 별로 없다.
그 예로 초창기 마스크 부족 사태로 긴 줄을 섰던 기억이 선하며 백신의 확보가 늦어 우리의 자존감이 무너졌던 것도 어제의 일로만 치부할 수는 없는 것처럼 국가의 방역 컨트롤 타워의 기능은 아주 중요하다.
감염 확산 초기 인류의 희망은 빠른 코로나 백신 개발이었다. 여러 글로벌 제약 회사들이 앞다퉈 코로나 백신을 연구해 10년 걸린다는 백신 개발을 1년 만에 완성하며 임상시험을 거쳐 실제 예방접종이 시작됐다. 하지만 안전성의 확보가 미흡한 상황에서 일괄적인 백신 접종이 반강제적으로 시행됐고 접종자 일부 소수에서는 심각한 부작용으로 목숨을 잃거나 신경 이상과 만성 통증, 피부 질환, 기존질환의 악화, 심근염의 발생과 정맥 혈전증 등 여러 형태로 고통을 받았다.
국가는 피해보상에 예방접종과의 확실한 인과관계를 요구하는 등 피해자의 마음을 어루만지지 못한 것도 주지의 사실이다. 현재 대부분의 성인은 3차례의 예방접종을 받은 상황이며 청소년들은 2회, 일부 고위험군에서는 4차 접종까지 시작됐다. 그렇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는 스스로 변이를 수시로 일으켜 기존 백신의 효용성도 약화돼 가고 있다.
코로나 확진 환자 치료는 크게 3종류로 나눠지는데 증상이 없거나 미약한 환자들을 위한 재택치료, 생활치료센터 입소 치료가 있으며 병세가 조금 더 위중해 산소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은 입원해 치료한다.
필자가 근무하는 병원도 행정명령으로 산소 공급이 필요한 중등증 환자병동이 개설됐다. 이를 위해 중증 환자를 위한 중환자실도 기존 중환자실을 일부 없애고 개설돼 의료 인력이 밤낮으로 투입돼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코로나 환자 진료에는 비단 의사, 간호사뿐만 아니라 병원의 모든 행정지원부서 및 전산지원팀, 시설팀, 영양팀 등 모든 부서의 헌신적인 봉사와 노력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다행인 것은 렘데시비르, 팍스로비드 같은 치료약들이 개발·사용돼 중증환자들의 사망률을 낮추고 있는 것이다. 또 코로나 오미크론 변종은 치사율이 일반적으로 높지 않고 일반 독감과 비슷해 위드 코로나라는 일상회복의 움직임도 있다.
최근 오미크론 코로나 변이가 유행되기 전까지는 의료 인력의 코로나 감염은 비교적 드물었으나 요사이 의료인들이 상당수 감염돼 의료인력 공백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7일간의 격리나 주변 접촉인까지 지속적인 리얼타임 PCR 검사 등 더욱 엄정한 기준이 의료인에게 요구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의료진의 감염 증가와 피로 누적은 코로나 환자가 아닌 일반 질환 환자들의 진료나 입원치료의 질적 저하를 초래하며, 중환자실 부족 등으로 수술받을 환자들의 대기 시간이 늘어나는 등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제는 코로나 감염을 피하려는 것이 피곤하기까지 하지만 의료인들은 더욱 방역지침을 지키고 솔선수범해서 개인위생을 잘 유지해야 한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다양한 전문가 집단의 의견을 경청하고 바른 의견을 취합해 국가 방역 전략을 잘 세워 나가야 할 것이다. 정치권의 유불리나 특정 집단의 이해관계는 고려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오롯이 국민의 생명존중을 바탕으로 하는 지속적이고 납득이 가는 코로나 방역전략이 앞으로 펼쳐지길 기대해 본다. 마지막 고비라는 코로나 감염 극복의 긴 여정을 필자 역시 일선에서 최선을 다해 걸어가고자 한다. /권종범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심혈관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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