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구 경제교육부장(부국장)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부동산 공약으로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부담 완화를 내걸었으며, 향후 종부세 폐지와 함께 양도소득세 중과를 포함한 세제를 개편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국민의 부담을 덜어주는 쪽에 공약의 포커스가 맞춰진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부동산 정책 공약집을 보면, 먼저 1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을 낮출 계획이다. 1주택자의 세율을 문재인 정부 출범 이전 수준으로 인하하고 1주택 장기 보유자는 연령과 상관없이 주택 매매·상속 시점까지 이연 납부를 허용토록 했다. 또한 1주택자나 비조정지역 2주택자는 합세 세액이 연도의 50%를 넘지 않도록 세부담 상한 비율을 하향 조정하며, 조정지역 2주택자나 3주택자의 세 부담도 현행 300%에서 200%로 낮추겠다는 것이다. 양도소득세도 개편하며 취득세 부담은 줄이기로 했다.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율 적용을 최대 2년간 한시적으로 배제한다.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는 취득세를 아예 면제해주거나 1% 단일 세율을 적용하며, 부동산 공시가격은 공정시장 가액비율을 인하해 2020년 수준으로 환원하기로 했다.
부동산 대출도 완화한다.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의 경우 지역·면적·가격 등을 고려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상한을 최대 90%까지 상향하기로 했다. 여기에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 LTV 상한을 80%로 인상하고 기타 가구 LTV 상한은 지역과 관계없이 70%로 단일화하되 다주택자는 차등하는 방안을 내걸었다.
윤석열 당선인은 정부 출범 즉시 부동산세제 정상화를 위한 TF(테스크포스)팀을 즉시 가동한다는 방침을 세워 부동산 관련 정책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드러내고 있다.
물론 선거 공약이라는 게 100% 반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대통령 취임 후 선거 때 내걸었던 공약에 대한 심층 분석작업이 있을 것이다. 현재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에 서울 소재 재건축 시장이 벌써 들썩이기 시작했다는 소식은 부동산 공약 이행에 부담을 갖게 한다. 30년 지난 아파트의 경우 안전진단 의무를 없애는 것은 부동산 시장을 살릴 수 있으나, 자칫 안정 단계에 진입하려는 집값을 상승시키는 불쏘시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온다. 반면, 공약을 아무 이유 없이 지키지 않는 것도 대통령을 뽑아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기 때문에 공약 이행에 대한 고심을 거듭할 수 밖에 없다.
침체기에 접어든 대전지역 부동산 시장도 점점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중구와 서구 등을 중심으로 한 재개발 재건축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재건축보다 사업 기간이 짧은 리모델링 사업도 서구 국화 아파트와 유성구 엑스포 아파트 단지에서 탄력이 붙는 모양새다.
역대 정부도 부동산 정책에서 딜레마에 빠지는 경우가 많았다. 너무 죽여도 문제이고 너무 살려도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 그 적정선을 유지하기는 더욱 어렵다. 문재인 정부에서 이미 집값은 많이 오른 상태이고 이와 연계된 종부세나 양도세, 재산세 등은 과한 측면이 있다는 말들이 적지 않다.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지 않도록 하고, 국민에게 큰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부동산 세제 개편 작업이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 과한 규제는 시장주의의 작동을 헤칠 수 있다.
부동산 규제 완화에 대한 방점을 찍으면서도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수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출범을 앞두고 있는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결정될지 모두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뜨거운 감자가 된 부동산 정책 묘안을 기대한다.
박태구 경제교육부장(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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