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
다른 배석자 없이 둘이서 식사를 하는 '독대 오찬'인데 윤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건의할 예정으로 주목된다.
청와대 박경미 대변인은 15일 서면브리핑에서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회동 일정을 알리며"이날 오찬은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기 위해 배석자 없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 측도 이를 확인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당사 브리핑에서 "두 분이 독대하고, 배석자 없이 격의 없이 이야기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대면은 윤 당선인이 지난 2020년 6월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참석하기 위해 청와대를 찾은 뒤 21개월만이다. 지난 9일 대선이 치러진 뒤로는 정확히 일주일 만에 이뤄졌다.
이날 회동에서는 원활한 정권 인수·인계 방안을 비롯해 코로나19 대응,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동향 등 국정 전반에 대한 폭넓은 의견 교환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정치권에선 이 전 대통령 사면 건의를 둘러싸고 어떤 대화가 이뤄질 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그동안 청와대 안팎에선 석가탄신일(5월 8일)을 앞두고 내달 말이나 5월 초에 특별사면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여기에 이 전 대통령이 포함될 가능성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윤 당선인이 문 대통령에게 사면을 건의하면서 이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되는 셈이다.
김 대변인은 이와 관련 "윤 당선인은 이명박 전 대통령을 사면 요청하겠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견지해왔다"며 "따라서 이번 만남을 계기로 국민통합과 화합의 계기가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윤 당선인이 과거 2017년 서울중앙지검장 취임 후 '적폐청산' 수사를 지휘하며 이 전 대통령 측을 수사하기도 했지만 국민통합의 취지에서 전격 사면을 건의키로 했다는 설명이다.
청와대는 극도로 신중함을 유지하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언론과 만나 이 문제와 관련해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동시 사면 관측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도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이 전 대통령을 사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는 만큼 윤 당선인이 건의하면 문 대통령도 임기 내 '털고 가기' 차원에서 이를 진지하게 고려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이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사면과 맞물려 결정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