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는 봄에 꽃놀이를 즐기게 된 것은 나라 시대(710~) 부터이다. 그 당시에는 벚꽃이 아니라 매화가 일반적이었으나 헤이안 시대(794~)가 되면서 하나미에 벚꽃이 사랑을 받게 된 것이다. 이 배경에는 견당사의 폐지가 관련되어 있다. 견당사가 파견되어 있을 때는 중국 문화의 영향을 크게 받았고 매화도 그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견당사가 폐지되면서 일본 고유의 문화가 발전하기 시작하며 오래전부터 자생하던 벚꽃이 눈길을 끌게 된 것이다. 헤이안 시대까지는 하나미라고 하면 귀족 안에서의 문화였지만 가마쿠라 시대(1192~)가 되면서 무사들 사이에서도 하나미 문화가 퍼졌다. 그때까지는 마당에 있는 벚꽃나무 아래서 우아하게 노래를 불렀지만 이 무렵부터 벚꽃 밑에서 공연이 벌어지게 되었는데 오늘날의 연회형의 하나미가 이것이다.
또한 하나미의 뿌리는 또 있다. 농민들 사이에서는 봄이 되면 겨울을 가져다주는 신을 돌려보내고 봄을 부르는 논의 신을 맞이하는 행사가 행해졌다. 그때 벚꽃 색깔과 만듦새를 보고 해의 풍작을 점친다고 한다. 에도 시대(1603~)에 이르러서는 귀족들의 꽃놀이와 농민들의 꽃놀이가 도시의 서민들 사이에 퍼졌다. 이 두 가지의 벚꽃놀이가 융합돼서 하나미 문화로 정착해 간 것이다.
일제히 꽃을 피우고 눈 깜짝할 사이에 떨어지는 모습을 아쉬워하듯이 올해도 벚꽃이 피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
니시무라미키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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