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는 벚꽃놀이 시즌이 오면 가족나들이부터 회사원들까지 벚꽃 아래 자리잡기가 치열하다. 한국처럼 걸으면서 벚꽃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벚꽃나무 아래에서 도시락을 먹거나 연회를 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일본에 있을 때 당연하다고 여겼던 그 문화는 한국에서는 벚꽃을 즐기기에는 어색하게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명소라고 불리는 곳에 가지 않아도 여기저기에 꽃이 만개해서 즐길 수 있기 때문에 크게 불편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만큼 일본인들에게 친숙한 벚꽃은 일본어로"사쿠라"라고 해서 노래 제목이나 여자아이 이름으로도 많이 쓰이는 이쁜 말이다. 하지만"사쿠라"는 또 다른 재미있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가게가 붐비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고용된 가짜 손님을 가리킨다. 이른바 바람잡이다. 안 좋은 이미지로 쓰일때도 많은"사쿠라"의 유래는 에도시대 연극장에서 배우에게 말을 거는 사람을 활짝 소란을 피우고 후딱 없어지는 모습을 벚꽃에 비유해서"사쿠라"라고 부르게 되었던 설도 있고 사쿠라는 공짜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연극을 공짜로 보는 사람을 사쿠라라고 불렀다는 설이 있다. 같은 말이지만 주로 전자는 한자, 후자는 가타카나로 표기할 때가 많다. 무심코 쓰고 있었던 말도 유래를 알고 보면 흥미로운 깨알같은 잔지식이 된다.
일본=타케하라 토모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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