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3년째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 10명 중 8명은 '문화콘텐츠'를 통해 감정을 표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한세화 기자 |
상대적으로 치명률이 낮은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으로 자리잡고 있지만, 비대면 일상화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밖에서 감정을 표출하는 대신 드라마나 영화 등 영상 기반의 문화콘텐츠를 통해 감정을 소비하는 추세로 변화하고 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2021년 6월 18일부터 23일까지 전국 만 19세부터 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과 문화콘텐츠 관련 소비인식 조사를 진행한 결과, '되도록이면 감정은 숨기는 것이 좋다'는 응답이 전체 중 47.7%이며, 같은 맥락으로 '나는 평소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편이다' 역시 47.9%로 각각 절반에 가까운 수치를 보였다. 반면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것은 감정을 풍부하게 해준다'는 응답은 10명 중 8명꼴인 76.8%를 기록했다. 감정을 외부로 표출하기보다는 자제하거나 참고, 문화콘텐츠를 통해 소비한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일상적인 감정표현 추이도 알아봤는데, '울어본' 경험이 최근 3년 새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44.5%에서 2021년 60.0%로 15%가량 늘었다. 상황별로는 '드라마나 영화를 보다가' 52.7%로 다른 항목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으며, '슬픈 사연이 담긴 뉴스를 보고' 28.5%, '외롭다는 생각이 들어서' 22.2%, '그냥 갑자기 슬퍼져서' 21.5% 등이 뒤를 이었다.
또 국민 10명 중 7명은 범죄나 부정·부패 관련 뉴스를 접할 때 가장 분노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중 '범죄 관련 뉴스를 볼 때'가 35.1%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으며, '부정부패 관련 뉴스' 34.7%로 뒤를 이었다. 이어 '타인의 불친절한 태도 때문' 26.8%, '세상 돌아가는 일에 대해' 23.2%였으며, '가족·친구 등 사람들과 대화하다가' 18.6%, '뭘 해도 일이 안 풀려서' 17.8%다.
TV드라마 볼 때 가장 선호하는 유형으로 '현실문제를 재밌게 풍자하는 드라마'라는 응답도 나왔다. 전체 중 77.4%로 집계되면서 10명 중 8명이 공감했다. 이어 '위로와 공감을 주는 드라마'가 76.4%로 뒤를 이었다. 이어 '현실문제를 사실적으로 다루는 드라마' 73.1%, '재미와 코믹, 유쾌함이 있는 드라마' 69.9%, '의미가 있거나 감동이 있는 드라마' 67.0%다.
지역의 한 영상미디어 전문가는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지 않는 태도는 한국사회의 문화적 특징 중 하나"라며 "감정표현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오히려 편안하게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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