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부 소방서 복수 119 안전센터 이범구, 박범철 소방관 |
이 소방위는 "민가로 내려오는 불길을 차단하는 작업을 했는데 주택 중에는 이미 새까맣게 탄 곳들도 있었다"며 "다행히 주민대피령으로 인명피해는 크지 않아 보였지만 이재민이 많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공장단지에 붙은 불길을 제압하러 갔던 박 소방교는 "되살아나는 불씨에 물이 없어서 불을 못 끌 정도였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불이 옮겨 붙은 공장 화재 진압 작업 모습 (사진=박범철 소방교 제공) |
거센 불길에 위험천만한 상황도 부지기수였다. 박 소방교는 "불을 끄기 위해 차를 타고 산 쪽으로 이동하는데 불길이 도로까지 침범해 더 이상의 이동이 불가능했던 상황도 있었다"고 했다. 이 소방위는 "가족들에게 산불 지원하러 가니까 별일 없도록 기도하라고 문자 보내기도 했다"며 "사실 우리뿐만 아니고 거기서 일하는 직원들 모두 위험한 상황이었다. 그래도 전국적인 큰 재난이니 빠른 시일 내에 꺼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산불 진압 작업에 투입된 소방대원 모습 (사진=박범철 소방교 제공) |
이번 산불로 두 사람이 느낀 점은 소방 인력 충원이 시급하다는 것이었다. 본래 산불 대응 기관은 산림청으로 소방청은 지원을 담당하지만 인원은 턱없이 부족하다. 이 소방위는 "무슨 일이 발생했을 때 다섯 명이 해야 할 걸 세 사람이 하는 꼴"이라며 "소방서에 인력이 많아서 현장에 지원하러 간 건 아니기 때문에 남은 인력의 업무 과중도 심했다. 현장에서도 아무리 교대로 한다고 해도 적은 인력에 피로가 누적될 수밖에 없었다. 거기에 따라서 안전사고가 날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곳곳에서 일어난 산불로 발생한 자욱한 연기 (사진=박범철 소방교 제공) |
이번 산불로 337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주택 319채, 농·축산 시설 139곳, 공장과 창고 154곳, 종교시설 등 31곳 등 총 643곳이 소실됐다. 박 소방교는 "무심결에 시내에서 했던 습관들이 나와 이런 큰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제 날이 풀리고 벚꽃 시즌이 오면 등산객들이 많아질 텐데 이럴 때 화재에 더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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