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압승하며 석권했던 19대 대선과 달리 이번 20대 대선에서는 국민의힘 윤석열 당선인이 5개 자치구에서 이재명 후보를 앞서며 모두 승리했기 때문이다.
자치구청장 대부분 대선 결과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의연함을 보였지만 공직사회에는 서서히 복지부동(伏地不動)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20대 대선 개표 결과, 국민의힘 윤석열 당선인은 대전에서 3.11%p차로 이재명 후보를 앞섰다. 동구 투표인 수 14만 2804명 중 7만 69명, 중구는 15만 1200명 중 7만 7459명, 서구 30만 4803명 중 15만 31명, 유성구 23만 1027명 중 11만 1342명, 대덕구는 11만 5404명 중 5만 5159명이 윤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최근 일련의 선거에서 민주당 강세가 두드러졌던 서구와 유성구에서도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각각 3.36%p, 1.16%p 차이로 이기며 대전 5개 자치구에서 모두 승리했다.
2017년 대선과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 등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할 정도로 민주당은 승승장구했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뒤집혔다. 그것도 5개 자치구 모두 국민의힘에 더 많은 지지를 보냈다.
대선에 패배한 데다, 윤석열 당선자의 취임(5월 10일) 직후인 12일부터 지방선거 후보자 등록을 시작한다는 점에서 노심초사하고 있다. 그럼에도 민주당 소속 현역 자치구청장들은 대선 결과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왼쪽부터 황인호 동구청장, 정용래 유성구청장, 박정현 대덕구청장 |
황인호 동구청장 역시 "유권자들을 분석해보면 40%가 부동층"이라며 "선거는 하루 앞을 내다볼 수 없기 때문에 이슈 흐름을 타서 바뀔 수도 있다"고 했다.
정용래 유성구청장은 "유성구는 부동산 이슈가 민감한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윤석열 후보 표가 더 많이 나와 분석해보면 부동산 이슈가 제일 컸다"며 "유성에 맞는 발전 방향이나 정책들을 제시하고 청년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 그런 정책들을 개발해 유권자들에게 어필하겠다"고 했다.
구청장들과 달리 공직사회는 공기가 달라지고 있다. 자치구청장들의 추진 사업은 동력을 잃고 국민의힘 소속 지방의원들과 마찰을 빚었던 사업들의 경우 난항을 예고할 수 있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소속 모 대덕구의원은 "대덕구의 경우 위태로운 사업들이 많다"며 "대덕구 태양광 관련 예산이 45배나 증가하면서 계족산에 태양광 발전소를 만들려고 하는데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모 동구의원은 "구청장이 관광사업을 많이 하겠다고 했지만 이제 쉽지 않을 것”이라며 "관광 활성화를 위해 용역을 많이 줬지만 제대로 이뤄지는 게 없다. 인프라 구축하고 용역에 경비를 많이 썼지 공정관광 면에선 실질적으로 주민에게 도움되는 게 별로 없다"고 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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