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영 진료부장 |
"저 개는 언제나 얌전했는데 어째서 이런 일이…."
개는 인류의 가장 친근한 동반자이지만, 최근 뉴스를 보면 키우는 개에 물리는 사건사고를 가끔 전해듣는다.
우리가 매스컴을 통해 전해 들은 반려동물 사고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할 수 있는 극히 일부만 다룬 것이다. 타인의 반려견에 물리거나 다치는 크고 작은 사고가 해마다 2000건 이상 발생한다는 통계가 있다.
성인은 사지를 물릴 때가 많은 반면, 어린이는 75% 이상이 두정부를 물린다.
실제로 개 물림으로 인한 사망의 70%가 10세 이하의 소아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람이 물리지 않도록 철저한 예방이 필요하다.
특히 소아에게는 어떻게 개와 접촉할 것인가, 또는 접촉하지 말아야 할 것인가를 확실히 가르쳐야 한다.
광견병은 1993년부터 강원도 부근, 경기도 이북 지역에서 가끔 발생하고 있으나 그 발생 빈도가 극히 낮다.
야생동물, 개나 고양이에서 광견병이 의심되면 그 동물을 죽여서 뇌를 검사하거나, 죽이지 않으면 10일간 격리해 광견병 증상이 발생하면 바로 백신을 투여하도록 한다. 하지만 광견병 백신이 비축된 병원이 많지 않다.
동물에 물리면 광견병보다 오히려 파상풍 예방을 제대로 해야 한다.
파상풍은 양성 혐기성 균으로 포자 상태로 흙 속에 존재하다가 상처부위에 주입되면 활동성을 띤다. 파상풍이 발생하기 쉬운 경우는 흙, 동물의 타액, 분변, 화상, 동상, 열창, 상처 내 이물질 등인데, 동물에 물린 상처는 파상풍 발생에 큰 매개 역할을 한다.
파상풍의 가장 많은 임상 증상인 전신 경련형은 25~50%가 사망하는 무서운 유형이다.
소아는 어릴 때 DPT 백신을 접종받으므로 괜찮지만, 20세 무렵 면역이 없어지므로 추가 접종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파상풍 추가접종을 받지 않아서 동물 물림사고 후 성인은 파상풍 예방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소아 때부터 정확히 추가접종까지 파상풍 톡소이드 접종을 받으면 파상풍 톡소이드도 글로불린의 투여도 필요 없지만, 최종 톡소이드 접종 후 시간이 경과하면 재접종한다.
파상풍에 걸릴 염려가 없는 깨끗한 상처는 접종 후 10년경과, 파상풍에 걸리기 쉬운 불결한 상처는 접종 후 5년이 경과하면 톡소이드 효력이 없어졌다고 판단해야 한다.
성인은 파상풍 톡소이드를 몇 차례 접종했는지 마지막 접종은 언제였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서 파상풍 톡소이드 투여는 필수다.
파상풍에 걸리기 쉬운 상처에는 파상풍 글로불린도 투여한다. 따라서 파상풍에 걸리기 쉬운 동물교상은 톡소이드와 글로불린 둘 다 투여할 때가 많다.
동물 물림사고가 나면, 창상이 청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즉시 응급진료를 통해서 정확한 치료를 해야 더 큰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황재영 예산종합병원 일반외과 진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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