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제한 시간이 23시로 완화된 가운데 자영업자들은 마냥 환영하지 못하고 있다. |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소상공인 등 민생경제 어려움을 고려해 5일부터 20일까지 영업제한 시간을 22시부터 23시까지 연장했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확진자 수가 역대 최대 규모를 갱신하고 있지만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한계에 달했으며 오미크론의 중증화율과 치명률이 낮아졌다는 입장에서다. 사적모임 인원 6명은 그대로 유지된다.
정부는 영업제한 시간연장으로 생계형 자영업자들의 숨통을 일부 트였다고 할지 모르지만 현장의 얘기는 다르다. 코로나 확산으로 유동인구가 줄어 별 의미 없다는 입장이다. 어은동 안녕가게 상가번영회 양경모 회장은 "코로나 확진자가 증가해 사람들이 밖에 나오지 않는다"라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선거를 앞두고 보여주기식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다. 이어 "진작에 영업시간을 풀어줬어야 자영업자들에 실질적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예전처럼 상권이 회복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중리동 상점가 이익근 상인회장은 "최근 9시부터 시작해서 10시, 11시로 영업시간이 늘어났지만 이 동네는 8시만 되면 사람들이 안 나와 암흑"이라며 "상권이 회복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오랜 거리두기로 소비패턴도 변화한 것으로 보인다. 궁동 상가번영회 이홍현 회장은 "영업제한 한 시간 풀어준다고 장사가 잘 되는 건 아니다"라며 "10시든 11시든 다들 저녁 먹고 집에 들어가는 분위기라 너무 힘들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비대면 수업으로 거리에 학생들도 다니지 않는다"고 말했다.
방역을 선거에 이용하는 '정치방역'이 아니냐는 논란에 이경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민주당은 경선 때부터 영업시간을 12시로 풀어달라고 했다"라며 "그런데 정부에서 전문가 의견을 따라 거리두기를 정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현 정부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같은 당이지만 민주당이 정부를 마음대로 할 순 없다"라고 말했다.
이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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