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저는 소년범을 혐오합니다”

넷플릭스에서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소년심판'에 나오는 주인공 심은석 판사(김혜수 분)가 하는 말이다. 소년심판은 촉법소년 제도를 다룬 드라마로 심은석 판사가 지방법원에 부임하며 마주하는 소년범죄와 그들을 담당하는 4명의 판사에 대한 이야기다. 판사들은 저마다 소년범을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

심은석 판사는 '그 나이에 감히 범죄를 저질러'라는 말을 자주하며 소년범 자체는 갱생이 어려우므로 죄에 대한 마땅한 벌을 받아야 한다는 기치를 갖고 재판에 임한다. 물론 시간이 걸리더라도 사건을 면밀히 분석해 죗값을 따지는 스타일로 소년법 폐지론자를 연상케 한다.

그에 반해 차태주 판사(김무열 분)는 심은석 판사와 정반대의 신조를 가진 인물로 등장한다. 모든 소년범들은 기회와 관심을 주면 갱생이 가능하고 그 마지막 기회를 줄 수 있는 건 판사라서 기회를 줘야한다고 생각하는 인물이다. 자신이 어릴 적 소년원 신세까지 지게 됐지만 담당판사의 충고와 관심으로 판사가 돼 더욱 더 그렇게 믿고 있다.

부장판사로 등장하는 강원중 판사(이성민 분)는 스타 판사로 소년법 문제로 정계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까지 잡게 되는 인물로 등장한다. 차태주 판사를 바른 길로 인도해준 판사도 바로 강원중 판사다. 그러나 자신의 아들과 관련된 일을 지위를 이용해 은폐하려 시도하다 모든 걸 잃게 된다.

마지막에 새로운 부장판사로 등장하는 나근희 판사(이정은 분)는 소년범은 사적인 감정을 배제하고 재판을 속도전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믿는 스타일이다. 부족한 판사에 사건은 많다보니 어쩔 수 없다고 고집을 피우는 바람에 심은석 판사와 많이 충돌하게 된다.

드라마에 나오는 청소년들의 범죄는 실화를 바탕으로 약간의 가상이 가미된 구성을 띠고 있다.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인천 초등학생 살인사건, 고등학교 시험지 유출사건, 미성년자 무면허 교통사고, 벽돌 투척 살인사건 등이 대표적 에피소드로 등장한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소년범들의 범죄와 행동을 비롯해 판사의 처분에 울분이 나기도 했고 그 범죄에 피해를 당한 피해자와 가족들 얘기엔 안타까움이 표출됐다. 촉법소년에 해당하는 아이들을 키우고 있어서 더 그런 감정이 들었던 것도 같다.

현재 형법에 따르면 촉법소년의 기준 연령은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이다. 여기에 해당되는 청소년들은 법에 저촉되는 행위를 일삼더라도 형사책임을 지지 않고 소년법에 따른 보호처분을 받게 된다. 날로 대담해지는 소년범죄에 소년법 폐지와 촉법소년 연령 하향을 골자로 한 국민청원도 많이 올라가 있는 상태다.

처음 소년법이 제정된 시기는 1958년으로 이미 60년이 지났다. 지금의 청소년과 당시의 청소년도 많이 다르다. 시대에 맞게 개정을 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

드라마 마지막에 심은석 판사가 이런 말을 한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그러나 온 마을이 무심하면 아이를 망친다." 뉴스디지털부 이성희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