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와 중도일보가 공동주최한 '대전 성평등의 미래, 청년에게 듣는다'라는 주제의 좌담회가 3월 3일 대전 청춘나들목 회의실에서 열렸다. 좌담회에는 김경희 대전시 성인지정책담당관과 우수정 대전청년내일센터장, 김재섭 대전참여연대 조직팀장, 서한나 보슈 대표, 복동환 대전여민회 이사, 이해미 중도일보 정치행정부 차장 등 대전에서 활동하는 청춘 5명이 참석했다. 현 청년 세대들이 생각하는 성평등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3일 대전시와 중도일보의 공동주최로 대전 청춘나들목 회의실에서는 '대전 성평등의 미래, 청년에게 듣는다' 좌담회가 열렸다. |
▲서한나 보슈 대표=저는 '보슈'라는 단체에서 비혼 여성들을 위한 여러 가지 모임 진행하면서 비혼 여성이 정책에서 외면받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커뮤니티 안에서는 행복하고 안전하지만 한 발자국만 더 나가면 위협적이고 이 사회에 미래가 안 보인다는 생각이 든다. 빛과 그림자가 뚜렷한 삶을 살고 있다.
▲복동환 대전여민회 이사=좋아하는 일을 하고 만나고 싶은 사람을 선택해서 만나기 때문에 개인적인 만족도는 높다. 하지만 사회 안에서는 이미 규정된 것들이 있고 계속 라벨링하는 작업에 피로감을 느껴 불안한 상태다. 기성세대가 생각하는 기준에 상대적으로 소수자에 속하기 때문에 불안정한 측면도 많다.
복동환 대전 여민회 이사 |
▲김재섭 대전참여연대 조직팀장=하나를 고른다면 소득자산 불평등이다. 이 문제가 다른 갈등들을 심화시킨다고 생각한다. 비정규직 비율이나 고용률, 실업률 같은 경우도 코로나19 이후로 소득 불평등에 영향을 끼치지만 동시에 이 문제가 젠더 문제와도 연결돼 나타난다.
▲우수정 대전청년내일센터장=김재섭 팀장님 말에 공감한다. 자산이 어떻게 분배되는지에 따라 청년의 사회나 정치 참여도 달라 지지만 지금은 청년들이 힘 있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그 불평등 속에서 성 평등과 남녀갈등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해미 중도일보 정치행정부 차장=정치적 갈등이라 생각한다. 정치적 갈등이 혐오스러울 정도로 극과 극으로 가는 상황이다. 상대를 비난하는 용도로 정치가 쓰이다 보니 소득자산, 젠더 문제들을 제대로 담지 못하고 있다.
▲서한나 보슈 대표= 안티페미니즘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 사회에서 젠더 갈등이란 말을 쓰긴 하는데 뜯어보면 그건 페미니즘에 대한 '백래시'(Backlash: 반발 심리·행동)라고 생각한다. 최근 여성혐오를 대선에 이용하는 정치양상 보였고 최근 루머나 악플로 여성 유튜버가 자살한 이슈도 있었다. 이런 것들이 페미니즘 그리고 시대가 진보하는 것에 대한 기성 권력의 반발심이라고 생각한다.
서한나 보슈 대표 |
▲우수정 대전청년내일센터장=언론이나 미디어에서 젠더 갈등과 안티페미니즘, 백래시 문제를 스포츠나 게임처럼 자극적인 이슈로 다루고 있는 것에서부터 심화시킨다고 생각한다. 청년 세대가 젠더 문제를 게임처럼 소비하게 만든다.
▲김재섭 대전참여연대 조직팀장=한국 사회가 사람을 인정하는 주요 요소는 돈과 학벌이다. 그런 사회에서 전반적으로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남성들이 사회적 인정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보상적인 차원에서 불합리하다고 느끼고 있지만, 그것이 여성 때문은 아니라고 본다. 정부에서도 단순히 젠더 갈등으로 치부하기보단 남성들이 어떤 부분에서 불편하게 여기는지 적극적으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
김재섭 대전참여연대 조직팀장 |
▲김경희 대전시 성인지정책담당관=여러 가지 사회의 구조적 차별에 대한 것을 조금이라도 깨뜨릴 수 있는 정책이나 사업 제안을 한다면?
▲이해미 중도일보 정치행정부 차장=인터넷상의 정확하지 않은 팩트가 남녀갈등 심화시킨다고 본다. 가짜뉴스를 걸러낼 수 있도록 이렇게 자주 청년들이 모여 우리가 말하는 휴머니즘과 페미니즘은 무엇인지 이야기할 수 있게끔 하는 정책적 도움이 필요하다. 앞으로 운영하게 될 청년내일센터가 그런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 언론에서도 지면이나 온라인을 통해 대전 청년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우수정 대전청년내일센터장=우선 청년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전혀 조사 되지 않고 있는 것이 가장 문제가 14일 개소할 청년내일센터의 큰 과제라고 생각한다. 대전의 청년들이 지역을 어떻게 바라보고 성 평등 관점은 어떤지 추적 조사가 필요하다. 추가적으로 행정이나 공공기관은 성평등 메뉴얼이 잘 나와 있는 반면 민간은 성폭력과 성차별에 대한 갈등이 일어났을 때 내부 방식대로 어물쩍 처리되는 경향이 있는데 위험하다고 본다. 성평등 메뉴얼 방식을 민간에도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을 행정에서도 같이 고민해줬으면 한다.
우수정 대전청년내일센터장 |
▲서한나 보슈 대표=청년들이 독립할 때 가장 먼저 필요한 게 집인데 전세자금 대출을 받을 때 부부가 아닌 이상 두 명 이상이 함께 대출받을 수는 없다. 요즘은 다양한 가족 구성원들이 생겨나고 있는데 대출 기준을 2인 등 다각도로 적용할 수 있는 정책이 있었으면 좋겠다.
▲김재섭 대전참여연대 조직팀장=대전시 청년정책이 생겨난 지 10년 정도 됐지만 일관되게 지적이 나온 것은 청년을 단일한 존재로 본다는 것이다. 청년희망카드 사업도 산업구조가 복잡해졌지만 화이트칼라 직업군 준비만 지원하고 여전히 예술인이나 프리랜서를 지원하지 않는다. 성인지 정책에선 지금 마음 심리 상담 지원 정책이 있는데 남성들의 경우 군대에 가서 폭력이나 자살 사건, 신체적 훼손이라거나 이런 경험들을 겪는 경우가 많다. 군대로 인한 정신 건강을 지원하는 정책은 한 번쯤 시도해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이해미 중도일보 정치행정부 차장 |
▲서한나 보슈 대표=언론에선 지면을 할애 하는 데 있어 청년과 성비를 고려해줬으면 한다. 중앙 언론은 여성 필진이 다수 나오고 있지만 지역은 여전히 중년 남성들이 펜대를 더 많이 잡고 있다. 여성 청년에게도 기회를 줘서 지역에서 오피니언 리더들이 될 수 있도록 도와줬으면 한다.
▲이해미 중도일보 정치행정부 차장=대전의 청년과 성평등 정책은 시비가 아니라 모두 국비다. 청년 정책을 복지 측면에서 접근하는데, 시비의 적극적인 투입을 위해서는 청년을 위한 제대로 된 정책이 나올 때 가능해진다. 청년내일센터가 새롭고 참신하되, 날카로운 정책을 제안해주길 바란다.
정바름 기자 niya15@
왼쪽부터 복동환 이사, 김경희 담당관, 우수정 센터장, 이해미 차장, 서한나 대표, 김재섭 팀장. 사진=정바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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