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초심으로 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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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초심으로 살아가기

김찬술 대전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

  • 승인 2022-03-06 08:35
  • 수정 2022-03-09 09:26
  • 신문게재 2022-03-09 18면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2021.01.19(김찬술 산업건설위원장)(3)
김찬술 대전시의원
봄기운이 완연합니다. 우수에 풀린 대동강이 경칩에 다시 얼어붙는다는 속담이 무색할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세상을 돌아보면 춘래불사춘, 봄이 왔으되 봄 같지 않음도 부정할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이 가져올 여파가 그렇고, 지난달 베이징 겨울 올림픽을 지켜보던 국민의 마음도 편치 않았을 겁니다. '24절기의 첫 절기인 입춘에 열리는 이번 대회를 통해 전 세계인들과 함께 새봄을 맞고 싶다'는 개막식 연출가 장이머우 감독의 말이 얼마나 공허했는지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세상이 어수선해도 보름 후면 춘분입니다. 고대 로마나 4천 년 전 바빌로니아에서는 파종하는 춘분 무렵을 한 해의 시작으로 여겼습니다. 농경사회였던 우리나라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심리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세상 사람들의 절반 정도가 신년 계획을 세우지만 그중 3분의 1은 단 2주 만에 결심을 포기하고 6개월이 지나도록 새해 결심을 기억하는 사람은 절반도 되지 않으며, 결심을 성공적으로 성취했다고 하는 사람은 8%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결심만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인간은 나날이 새로워져야 생존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몸은 60조 개의 세포로 이뤄졌는데 세포는 끊임없이 성장하고 분열해야만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각세포는 열흘, 피부세포는 39일, 간은 2년이면 새로운 세포로 교체되는 등 7년이면 몸의 모든 세포가 완전히 새로운 세포로 교체되는데, 늙고 병들고 손상된 세포가 죽지 않을 때 암이 된다는 겁니다.

반면에 뇌는 우리 몸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에 큰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일상적인 행동은 무의식 속에서 자동으로 이뤄지도록 진화했고,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갑작스러운 변화를 거부하도록 설계돼 있어서 작심삼일만으로는 습관을 바꾸기가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성공한 사람들은 어떤 습관을 갖고 있는가,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는 '매번 기회를 선택하고 검토할 때마다 처음 일을 시작하는 날과 같아야 한다'고 했고,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기업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1997년부터 매년 주주들에게 레터를 보낸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 레터 형식의 주주보고서는 130만 명의 직원을 비롯해 수억 명의 고객과 회원사를 이끄는 경영철학이기도 합니다. 베이조스 리더십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day 1'으로 표현되는 초심입니다. 데이 1은 아마존의 공식 블로그이며, 시애틀 본사 건물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1997년 첫 레터에서 '아직 발명되지 않은 것이 많다, 그리고 오늘이 언제나 데이 1이라는 것을 알지 못한다'고 했고, 지난해 CEO 사임을 알리는 레터에서도 '우리는 언제나 첫날(day 1)'이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반면에 지위가 높아지고 성공에 가까워질수록 오만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교통사고를 낸 운전자의 90%가 자신의 운전실력이 평균 이상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우월성에 대한 착각'이나 '평균 이상의 효과', '능숙함의 덫'에 빠지기 때문입니다.

경험이 쌓일수록 고정관념이 확고해지는데 해리포터 원고를 퇴짜 놓은 출판사가 경험의 함정에 빠진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입니다. 이런 능숙함에 함몰돼 시야가 좁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자신의 일을 재정의해 보거나 초심을 잃지 말라고 전문가들은 권합니다.

절기와 날을 세는 방법, 새해가 시작되는 날은 역사나 지역마다 다르기 때문에 각자의 마음속에 생각하는 한 해의 시작일, 그날을 새해라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고 하는데, 늘 처음과 같은 마음으로 초심을 잃지 않는 자세라면 성공 못 할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김찬술 대전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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