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자율에 맡기다 보니 학생이 신속항원검사를 하지 않거나, 건강 상태를 자가진단 앱에 입력하지 않더라도 학생이 등교할 수 있어 실효성 논란도 나온다.
6일 일선 학교에 따르면 오미크론 대응을 위해 새 학기 유·초·중·고 학생들에게 신속항원검사(RAT) 자가검사키트를 배부하고 매주 2회 가정에서 선제 검사를 실시하도록 권고했다.
당초 전면 등교와 대면 교육 활동을 골자로 하는 '정상 등교'를 원칙으로 했지만 오미크론 유행이 다음 달 중 정점에 도달할 수 있다는 지적에 학교 단위 원격수업 전환을 학교가 자율로 결정할 수 있다고 입장을 선회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자녀를 학교에 보내야 하는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학교마다 제각각인 선제검사 결과를 두고 강제 논란이 여전하다.
3일 교육부가 발표한 '오미크론 대응 새 학기 학교 방역 추진 현황'을 보면, 자가진단 앱을 통한 진단에 참여한 학생 수는 491만 명으로 자가진단앱 참여율은 83.7%로 집계됐다. 등교 중지 안내를 받은 학생은 전체 학생 수 대비 2.69%인 15만8171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의 학교들은 새 학기 시작에 앞서 매주 2회 검사를 하라는 안내문을 보냈다. 안내문에는 검사 결과를 알림장에 올려달라고 하거나 사진 찍어 보내라는 등의 내용을 담았을 뿐 이 검사가 '필수'가 아닌 '권고'라고 알린 학교는 거의 없었다.
이렇다 보니 학부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녀가 코로나 의심 증상이 없는데 키트를 사용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일주일에 두차례 아이의 코를 찌르는 자체가 너무 힘들다" 등의 선제검사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더욱이 신속항원검사를 하지 않거나 자가진단 앱에 입력하지 않더라도 학생이 등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점이 제기된다.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윤모씨는 "기껏 울고불고하는 아이를 잡고 검사해서 결과를 보내면 뭐 하나. 아이 다칠까 봐 검사 안 하는 부모가 많다는데"라며 "가뜩이나 무증상이 많다는데 괜히 키트 한다고 내 아이만 잡는 것 같다"고 전했다.
여기에 정확성이 떨어지는 키트 검사를 자주 하는 데에 따른 불만과 권고 수준의 선제 검사 무용론이 더해지는 모습이다. 실제 신속항원검사는 유전자증폭(PCR) 검사에 비해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신뢰도가 낮은 상황이다.
또 다른 학부모는 "신속항원검사 결과 음성인데도 확진되는 경우가 많다는데 자가검사키트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다"며 "코로나 증상이 있어도 자가검사 '음성'만 믿고 등교시키는 학부모도 분명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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