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지원금에 민원인이 속출하면서 노동조합은 호소문을 붙였다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가 3년여간 지속하면서 영업시간과 모임 제한 등을 받은 소상공인들의 최일선 민원 창구인 소상공인진흥공단 직원들의 스트레스도 높아지고 있다.
정부의 방역 지침으로 영업 피해를 본 소상공인들에게 방역지원금(재난지원금) 지원 업무로 업무가 폭증했지만 인력이 한정돼, 민원인들의 '욕받이'로 전락해도 '스트레스' 조차 호소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업무에 지친 소상공인진흥공단 노동조합은 찬반 투표를 통해 파업을 결정했다. 파업은 조정위원회의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다.
3일 소상공인진흥공단(소진공)에 따르면 정부의 방역지원금 지원으로 업무는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인원은 그대로여서 직원들의 업무 과중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공단의 직원 수는 800명으로 620만 명의 소상공인들을 고려하면, 직원 한 사람 당 약 8000명의 상인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최근 방역지원금 업무마저 가세하면서 소상공인을 직접 대면하는 지역센터의 경우 근무 직원 한 명당 약 5개 이상 업무를 동시에 담당하고 있다.
한정된 인력으로 업무는 폭증하면서 처리 시간이 늘어나자, 소상공인들의 민원이 폭발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월 100시간이 넘는 초과 근무·주말 근무 등으로 인해 과로로 입원하는 직원들도 속출하고 있지만 피해를 호소하는 소상공인들 앞에서 매너있는 태도를 호소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상황이 길어지면서 민원인들의 폭언도 도를 넘고 있다. 욕설은 물론이고 흉기나 분신으로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직원들도 늘고 있다.
소진공에서 일하는 A씨는 "남원센터에서 상인들을 직접 상담하는 업무를 했는데 욕을 하거나 위협을 가하는 민원인이 속출하며 스트레스를 받아 부서를 이동했다"라고 털어놓았다.
박영호 소진공 노동조합 박영호 대표는 "욕설은 기본이고 흉기나 분신으로 위협하는 민원인들로 정신과 치료를 받는 직원도 있다"며 " 지방 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해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노조는 조정이 여의치 않으면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소진공 관계자는 "소진공은 재난지원금 집행뿐 아니라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육성·성장·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정책도 추진하고 있는 전문기관인 만큼, 안정적인 서비스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인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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