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톡] 아이고, 어쩌다 그렇게 되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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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톡] 아이고, 어쩌다 그렇게 되었소!

남상선 / 수필가

  • 승인 2022-03-04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어떤 집을 가 보면, 주인이 집에 들어서자마자 쪼르르 달려와 주인 품에 안기는 귀염둥이가 있다. 애완견이 바로 그것이다. 산책 나갈 때도 외출할 때도 애완견이나 일반 개를 데리고 다니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눈에 띄고 있으니 사람들이 애완견이나 개를 얼마나 사랑하고 좋아하는지 가히 짐작할 수 있겠다.

이렇다 보니 우리나라에서 애완견이나 개를 기르는 인구가 무려 1000만에 이른다고 하며 성인 4인 가운데 1사람 정도라 이르고 있다. 그에 따라 애견의 지위도 격상되어 함께 살아가는'반려견'이란 명칭도 나오게 됐다는 생각이 든다.

이와 같이 주인의 사랑을 받고 사는 애완견이나 개의 부류도 다양한데 애완견이나 일반 개들의 주인을 대하는 태도도 눈여겨 볼만하다.

개를 키우려면 우선 주인으로서 개가 주인한테 복종하게 만들어야 한다.



개와 같은 과에 속하는 늑대를 보면 늑대는 본능적으로 무리에서의 서열을 중시한다. 개도 이와 유사한 성격을 가진 동물이어서 자신이 복종하는 주인의 말만 듣는다. 그렇기 때문에 개다운 개를 키우기 위해서는 주인에게 복종하고 주인의 말에 따라 행동하여 말썽부리지 않는 개로 키워야 한다.

좋은 개나 애완견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개의 습성이나 심리를 잘 알아 그에 알맞은 반복 훈련을 해야 한다. 따라서 칭찬받을 행동을 했을 때에는 머리라도 쓰다듬어 주고, 좋아하는 먹을거리를 주어 보상을 해 줘야 한다. 반면 잘못된 행동을 할 때에는 단호하고 엄격한 말이나 행동으로 잘못된 행동을 제지하고 일깨워 줘야 한다.

이런 훈련이 없이 개를 기르게 되면 주인에 대한 복종관계도 모호해져 주인의 말을 듣지 않으며 심지어는 주인에게 맞먹으려 대드는 개도 있다.

거기다 밖에서 살던 개가 단독주택이나 아파트로 주거환경이 바뀌면 주인과 개의 생활공간이 같아 질 수밖에 없다. 귀엽다는 이유로 늘 잘 해 주기면 하면 친밀감으로 주인에 대한 복종심이 흐려져서 주인의 말을 듣지 않는 개가 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선 개에 따라서는 본능적인 행동으로 주인의 말을 듣지 않아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말썽을 부릴 수도 있다.

개에 대한 주인의 지나친 사랑으로, 개를 제대로 교육을 못했거나 훈련이 없는 개를 키우는 주인은, 주인이나 개 그 모두를 힘들게 한다.

며칠 전 날씨가 좋은 저녁노을에 산책을 나갔는데 귀여운 애완용 개 한 마리를 끌고 나온 할머니 한 분이 산기슭의 간이의자에 앉아 하는 말이, " 아이고, 예쁜 내 새끼 "하고 있을 떼 일면식도 없는 곁의 노파 한 분이 못 본 채 할 수 없었던지 "아이고, 어쩌다 그렇게 되었소?"하는 것이었다. 아마도 그 노파는 개를 좋아하지 않는 눈치였으며, 개를 지나치게 좋아하는 할머니의 모습이 눈에 거슬렸던지 < 아이고, 어쩌다 그런 실수로 개새끼까지 낳았느냐 ? > 는 식의 농담조로 빈정거리는 말투였다.

그 개는 영리한 애완견이었는지 노파가 좋아하지 않는 시선을 눈치 챈 것 같았다. 거기다 자신의 주인 할머니한테 건네는 말소리가 보통사람과는 달랐는지 애완견의 태도가 사뭇 변하고 있었다. 그 애완견은 영 못마땅한 눈초리로 노파를 응시하고 있다가 으르렁 소리를 냈다. 순간 갑자기 달려들어 노파의 손을 물었다.

이에 당황한 주인 할머니가 애완견 목에 매어 있는 목사리 줄 한 끝을 낚아채어 개를 후려치려하자 애완견은 으르렁대며 주인할머니한테도 대들 기세였다. 애완견한테 물린 노파가 아픈 손을 어쩌지 못하고 있다가 개 주인 할머니한테 하는 말이, "주인도 몰라보고 대들려 하는 개새끼, 뭐하려고 키워요?"

개 주인 할머니가 무안하여 아무 말도 못하자, 재차 하는 말이, "아이고, 어쩌다 그렇게 되었소!" 하는 것이었다.

주인의 말에 복종하고 말 잘 듣는 개로 키우기 위해서는 잘 했을 떼는 칭찬으로 보상을 해 주고, 잘못했을 때는 엄하고 단호한 태도를 취해 제압해야 한다.

사람이나 짐승이나 잘못을 할 때엔 눈물이 쑥 빠지게 엄하게 하고, 그렇지 않을 때는 무르녹는 자비와 사랑으로 보듬어줘야 한다.

말하자면 엄이자(嚴而慈)에 의한 훈련과 깨우침의 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대상을 다루는 교육 방법이나 슬기롭게 대처하는 것이 사람에 따라 빛깔과 음영의 차이는 있겠지만 교육방침 저변에는 늘 엄이자(嚴而慈)가 깔려 있어야 한다.

사람도 짐승이나 마찬 가지이다.

자식이 귀엽고 사랑스럽다 해서, 잘못이 있어도 시종 < 금이야 옥이야 > 하며 애지중지(愛之重之)가 돼서는 안 된다.

특히 요즘 젊은이들은 자신들의 분신인 자식들을 너무나 끔찍할 정도 생각한다.

마냥 귀엽고 사랑스런 자녀라 해서 신주 받들 듯 끔찍하게 떠받든다.

훌륭한 개로 키우기 위해서는 사랑과 깨우침의 반복적 훈련이 필요하듯 우리 사람도 자식을 훌륭하게 키우기 위해서는 엄이자(嚴而慈)를 잊어서는 안 된다.

온천장에 가 보면 온탕도 있고 냉탕도 있듯 자녀교육에도 엄이자가 필요한 것이다.

잘 할 때엔 칭찬으로 기를 살려 주더라도 잘못된 생각이나 행동이 나올 때엔 엄한 깨우침으로 바로잡아줘야 한다. 물론 지도 방법에는 슬기와 지혜가 동원돼야 한다.

이게 바로 다름 아닌 엄이자(嚴而慈)의 교육인 것이다.

엄이자(嚴而慈)로 훌륭하게 키운 자식들이어서 부모들이 노경(老境)에는 타인들로부터, "아이고 어쩌다 그렇게 되었소!" 하는 언중유골(言中有骨)의 아이러니 소리를 듣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엄이자(嚴而慈)의 열쇠를 어떻게 쓸 것인가?

잘 쓰면 보고(寶庫) 키 (key), 못 쓰면 우수마발(牛?馬勃), 어느 쪽을 택해야 현자이겠가!

남상선 / 수필가

남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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