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바름 기자 |
급증하는 확진 추세에 방역당국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지는 오래다. 보건소 전체 인력들이 감염병 관리에 집중 투입되고 구청에서 일부 직원들이 차출되고 있음에도 인력 부족으로 직원들이 고된 업무를 토로할 정도다.
문제는 감염병과의 사투에 모든 관심이 쏠린 지금 복지안전망에 서서히 구멍이 뚫리고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보건소 인력들이 코로나 관련 업무에 투입되면서 노인, 임산부, 취약계층을 위한 지원이 중단되거나 축소돼 의료공백이 생겼다. 감염 확산을 우려해 방문 간호 사업도 중단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자율 방역은 독거노인과 장애인, 노숙자들을 사각지대로 내몰고 있다. 최근 사회적 취약계층이 혼자 병을 앓다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는 사건이 늘고 있으며 특히 고위험군, 집중관리군 대상에 장애인이 속하지 않아 신속항원검사를 받는 것조차 힘들어하는 장애인들이 많다. 보호자가 없는 장애인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장애인활동지원사의 지원을 받는다고 해도 하루 평균 4~5시간밖에 지원받을 수 없어 그 외 시간에는 혼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뒤바뀐 일상으로 겪는 불편함도 커졌다. 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식당, 카페, 생필품점을 중심으로 키오스크를 설치하는 경우가 많아졌지만 시각장애인들은 활동지원사 없이는 매번 유리벽 앞에 선 기분을 느낀다고 말한다. 노인, 노숙자들을 위한 무료급식소는 감염 확산을 우려해 폐쇄됐다 최근 실내 급식 대신 도시락을 제공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몰려 도시락을 받지 못하는 이들이 생기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종식은 아직 까마득하다. 모두가 힘들고 어렵지만 계속 코로나 상황을 탓할 수 없는 노릇이다. 도움이 필요한 곳에 행정력이 촘촘히 발휘됐으면 한다. 최근 각 자치구에서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자가진단키트를 무료로 배포한 것은 올해 들어 행정에서 한 일 중 가장 잘한 일이라고 본다. 긴급돌봄서비스도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긴급히 돌봄이 필요한 이들을 대상으로 제공되는 돌봄 서비스인데 인력부족으로 제때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취약계층이 안정적으로 복지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적절한 지원책과 인력 투입이 절실한 시점이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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