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벌레의 날갯짓은 분주하다
사랑을 쏘아 올리는
거룩하게 성화된 몸짓
그들 숨소리는 아름답다
날아오른 빛으로
생명의 풀씨 뿌리려고
사방팔방 꿈틀대는 목숨들,
빛은 싱싱하다
출입구 없는 공간
사랑의 문 죄다 열고
짝을 찾아 몸 달아오를수록
안과 밖이 점점 환해지는
어둠 속 빛의 흘레,
우리 가슴에 불을 놓는다
마음의 눈이 멀어도
빛은 우리 죄 묻지 않았다
아이들은 개똥벌레를
제 몸에 기르고 싶다고 했다
사라지지 않고 어른거리는
어둠 속 반짝거림,
시나브로 멀어져가는 길모퉁이에서
우린 빨려 들어가고
황홀한 저 빛의 신호들,
오늘 밤은 잠이 오지 않을 것 같다
박기임 /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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