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 얼음 덮인 땅 북극 1. 新경제영토 스발바르 군도

  • 오피니언
  • 사이언스칼럼

[사이언스칼럼] 얼음 덮인 땅 북극 1. 新경제영토 스발바르 군도

강무희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

  • 승인 2022-02-24 17:01
  • 신문게재 2022-02-25 18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증명사진_강무희
강무희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
북극권은 일반적으로 3가지 범주, 위도, 기온 그리고 식생으로 규정할 수 있다. 북극에는 하절기 태양이 수평선 아래로 지지 않는 백야(white night)와 동절기 태양이 수평선 위로 뜨지 않는 극야(polar night) 현상이 나타나는데 북위 66도 33분을 이은 가상의 선을 북극권 한계선(Arctic Circle)이라고 하고 그 이상 고위도 지역을 북극권으로 정의하고 있다. 또한 여름철 평균기온이 10℃ 이하가 되거나 나무가 자랄 수 없는 수목한계선으로 북극권을 규정하기도 한다.

북극권은 전 지구 면적의 6%에 불과하지만 아직 발견되지 않은 전 세계 자원량의 약 22%에 해당하는 막대한 에너지자원이 부존돼 있는 지구자원의 마지막 보고다. 북극자원의 부존은 비교적 오래전 파악됐지만 북극이라는 극한의 지리적, 환경적 제약 때문에 매우 제한적인 개발만이 진행되어왔다. 그러나 최근 지구온난화에 따른 북극 해빙(海氷)의 전례 없는 감소로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북동항로와 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북서항로의 이용이 현실화되면서 북극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다.



스발바르는 북동항로의 끝, 북극해와 바렌츠해가 만나는 북위 74~81도, 동경 10~35도 사이에 위치한 9개의 주요 섬으로 이루어진 군도(archipelago)다. 이렇게 북극권 최북단에 위치한 스발바르의 면적은 약 6만 제곱킬로미터로 한반도의 3분의 1 크기이며 연중 60% 이상 눈과 얼음으로 덮여있다. 면적의 3분의 2가 얼음으로 덮인 프런티어인 스발바르의 특징은 다름 아닌 바로 스발바르조약에 있다. 스발바르조약은 1920년 2월 9일, 최초서명국 노르웨이, 미국, 영국 등 14개국이 체결한 국제조약이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주권은 노르웨이에 있으나 조약 체결국가의 국민들에게 스발바르의 접근권은 물론, 어업, 광업, 상업 활동의 허용 등 노르웨이 국민과 동등한 권리를 부여하는 특별한 조약이다. 스발바르조약은 스피츠베르겐조약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스발바르의 9개 섬 중 가장 큰 섬이 스피츠베르겐(Spitsbergen)인 것에서 연유한다.

스발바르조약이 체결된 이후 스발바르는 주로 어업 및 석탄채굴을 위한 요충지였다. 그러나 석탄산업의 쇠퇴를 시작으로 영해, 배타적 경제수역 및 대륙붕을 새롭게 정하는 유엔해양법협약 등의 출현으로 스발바르의 중요성과 가치가 점차 줄어들고 있었다. 위기가 또 다른 기회라고 했나? 21세기 들어 전 지구적 기후변화로 인한 북극 해빙이 가속화되면서 스발바르는 지리적 특성뿐만 아니라 환경, 과학 분야, 더 나아가 관광, 신산업 등 새로운 경제적 요충지로서의 전략적 가치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북극 현안 정부 간 협의체인 북극이사회(Arctic Council)의 주도국이자 북극해를 접하고 있는 미국, 캐나다, 러시아, 노르웨이와 북극해를 접하지 않은 북극이사회 비북극권 영구옵저버 일본, 중국, 인도 등 당사국 모두가 스발바르조약에 가입했다. 이는 스발바르의 전략적 가치에 대한 각국의 관심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우리나라 역시 2012년과 2013년에 스발바르조약에 가입, 북극 탐사 및 자원개발에 필수적인 '영구 옵저버(Observer)' 지위를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북극진출을 위한 정책적 기반 마련이라는 첫걸음에 의미를 두고 있지만 아직까지 실질적 투자는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북극개발은 아직까지도 국가 간 경계 분쟁이 상존한다. 특히 개발에 따른 고비용과 환경오염에 따른 위험성이 높고 극한지 개발을 위한 기술혁신 등 강한 도전이 요구된다. 그렇지만 앞으로 다가올 전 세계적인 에너지 부족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잠재 자원량이 풍부하다는 북극의 장점은 위의 여러 가지 문제점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특히 스발바르는 북극개발에 필요한 다양한 분야에서의 과학적, 기술적 실증을 수행할 수 있는 새로운 경제영토로 주목받고 있기에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

2017년 슬로바키아를 마지막으로 현재까지 46개국이 스발바르조약에 가입했으며, 2020년에는 스발바르조약 100주년 기념행사가 스피츠베르겐섬의 롱이어비엔(Longyearbyen)에서 개최됐다. 롱이어비엔은 스발바르 군도의 최대 정착촌으로 스발바르 자치국과 노르웨이 본토에서 정기 항공기가 운항하는 공항이 위치한 북극탐사의 전초기지다. 북극의 또 다른 신비, 북위 78도 롱이어비엔의 이야기를 기대해보자!
강무희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김해시, '김해맛집' 82곳 지정 확대...지역 외식산업 경쟁력 강화
  2. 인천 남동구 장승백이 전통시장 새단장 본격화
  3. 파주시, 운정신도시 교통혼잡 교차로 신호체계 개선
  4. 고양시, 2026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 참여자 모집
  5. 고등학생 70% "고교학점제 선택에 학원·컨설팅 필요"… 미이수학생 낙인 인식도
  1. 대전 횡단보도 건너던 50대 승합차 치여 숨져
  2. 대전·충남 우수 법관 13명 공통점은? '경청·존중·공정' 키워드 3개
  3. 충남도의회, 인재개발원·충남도립대 행정사무감사 "시대 변화 따른 공무원 교육·대학 운영 정상화" 촉구
  4. [홍석환의 3분 경영] 가을 비
  5. 대전 환경단체, 열병합발전 발전용량 증설 승인 전기위 규탄

헤드라인 뉴스


1천만원 이상 고액‧상습체납 대전 247명, 94.6억원 달해

1천만원 이상 고액‧상습체납 대전 247명, 94.6억원 달해

대전지역에 1000만원 이상 고액·상습 체납자 247명의 명단이 공개됐다. 대전시는 19일 지방세 및 지방행정제제·부과금 체납액이 각 1000만 원 이상인 고액·상습체납자의 명단을 시 누리집 및 위택스를 통해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고액·상습체납자는 올해 1월 1일 기준 체납 발생일부터 1년이 지난 1000만 원 이상 체납자이며 지난 10월까지 자진 납부 및 소명 기회를 부여한 후 지방세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됐다. 공개된 정보는 체납자의 성명·상호(법인명), 나이, 직업, 주소, 체납세목, 납부기한 및 체납요지 등이며..

섬비엔날레 조직위, 기본계획 마련… 성공 개최 시동
섬비엔날레 조직위, 기본계획 마련… 성공 개최 시동

'섬비엔날레' 개막이 5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섬비엔날레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예술감독과 사무총장, 민간조직위원장 등을 잇따라 선임하며 추진 체계를 재정비하고, 전시 기본계획을 마련하며 성공 개최를 위한 시동을 켰다. 19일 조직위에 따르면, 도와 보령시가 주최하는 제1회 섬비엔날레가 2027년 4월 3일부터 5월 30일까지 2개월 간 열린다. '움직이는 섬 : 사건의 수평선을 넘어'를 주제로 한 이번 비엔날레는 원산도와 고대도 일원에서 펼쳐진다. 2027년 두 개 섬에서의 행사 이후에는 2029년 3개 섬에서, 2031년에..

정부, 공공기관 지자체 발주 공사 지역제한경쟁입찰 대상 확대
정부, 공공기관 지자체 발주 공사 지역제한경쟁입찰 대상 확대

정부가 공공기관과 지자체가 발주하는 공사 '지역제한경쟁입찰' 대상을 확대하는 등 지역 건설업체 살리기에 나선다. 정부는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러한 내용이 담긴 '지방공사 지역 업체 참여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지역 건설사의 경영난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지방공사는 지역 업체가 최대한 수주할 수 있도록 개선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우선 정부는 공공기관(88억 원 미만)과 지자체(100억 원 미만)의 지역제한경쟁입찰 기준을 150억 원 미만까지 확..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 추위와 독감 환자 급증에 다시 등장한 마스크 추위와 독감 환자 급증에 다시 등장한 마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