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패스 완화와 봄 신학기 시즌이 맞물리면서 지역 미술계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길어지고 있지만, 최근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으로 자리 잡으면서 치명률에 따른 심리적 부담이 감소하는 분위기다. 2021년 10월 출범한 미술품 거래소 '아트스탁'에 처음 상장된 5명의 충청권 작가 오픈 기념전을 비롯해 지역 판화 1세대로 불리는 유병호 작가의 추상화전, 자연의 아름다움을 유화로 표현하는 박관우 개인전 등 3월 싱그러운 봄과 함께 찾아온 다양한 전시를 만나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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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강호생 '생명의 이동(Rapture of life)' 2김병진 'The Human history(COVID-19)#238' 3송인 '강제된 침묵' 4최순녕 '휴 반색 休 斑色' 5박미하일 '용두산공원에서 바라본 부산' |
▲아트스탁 상장 오픈 기념전='미술 작품을 주식처럼' 거래하는 아트스탁(주)이 전국의 대표작가 100명을 선정한 가운데 대전·충청권에서 선정된 5명의 지역작가의 상장 오픈 기념전이 2월 24일부터 3월 2일까지 아트앤아트 갤러리에서 열린다. 아트스탁(주)은 2021년 10월 출범한 세계 최초의 온라인 미술품 지분거래 플랫폼으로 실제 주식거래 시장을 표방해 미술품 공모와 상장, 거래를 주관한다. 1SQ(1㎝×1㎝)단위로 나눠 여러 명이 한 작품의 지분을 공유하고 되파는 방식이다.
아트스탁에서는 1년여에 걸쳐 전국에서 활동하는 2만여 명의 작가 중 지역별 선정위원들의 추천을 받아 후보군을 간추린 후, 16명의 전 문심사위원들의 최종 심사를 통해 100명을 선정했다. 대전과 충청에서는 강호생, 김병진, 송인, 최순녕, 박미하일이 선정됐으며, 실험적인 작품세계를 추구하는 작가들 위주로 구성했다.
아티스탁에 선정된 송인 작가는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 보기 드문 미술품 거래소가 생겼다는 점에서 미술가들에게 또 다른 판로가 열렸다"며 "첫 상장 작가로 선정돼 기쁨이 크며, 작품에 대해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질 수 있는 장이라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아트스탁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모바일 버전 오픈과 실질적인 그랜드 오픈을 앞두고 있다"며 "시점과 맞물려 대전·충청권 아트스탁 선정작가 상장 오픈기념 초대전이 열려 의미를 더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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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호展 '사각형, 세상을 품다' 홍보이미지. |
▲유병호展 '사각형, 세상을 품다'=추상화가 유병호 작가의 개인전이 3월 3일부터 9일까지 모리스갤러리에서 열린다. 'blue jazz'라는 주제로 여는 이번 전시는 태극기 안의 쾌를 비롯해 TV, 스마트폰, A4용지, 노트북, 책, 테이블, 캔버스 등 우리 주변의 사각 형태를 띤 모든 것들에 대해 관조하고 참구하며 판화와 유화 등 다양한 기법의 작품을 선보인다.
1990년 일본교토시립예술대학 유학 시절부터 판화작업을 본격화 화며 지역 판화작가 1세대로 불리는 유 작가는 1970·80년대 대표적인 지역미술 사조인 '19751225'그룹을 비롯해 금강변을 주 무대로 삼은 자연미술의 대표그룹 '야투(野投)' 활동을 이어온 지역의 원로작가다.
유 작가는 파랑과 검정 등 단색 위주로 캔버스를 채우는 한편 작품 곳곳에 주황, 노랑 같은 포인트로 극명한 색 대비를 표현했다. 그는 "색채로 인한 실체의 혼돈을 줄이고 새로운 감상 포인트를 주기 위함"아라며 "과거 잔상효과에 오는 착시를 경험한 후부터 단색 그림의 미니멀아트를 추구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춰진 스토리는 묻어둔다는 전제로 나와 화면과의 고뇌를 그림으로 승화했다"며 "마티에르를 살려 질감의 미학을 더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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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4호-18번-강가,이평리 2017-박관우-web (오른쪽)10호-06번-눈내린호수가마을 2017-박관우-web. |
▲박관우展 '계절을 건너 온 풍경'=자연을 소재로 하는 작품을 주로 그리는 박관우 화가의 개인전이 3월 14일부터 4월 12일까지 미룸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산과 강, 마음, 바위, 나무, 달, 태양, 금성, 배, 언덕 등을 소재로 43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대전에서 태어나 경희대 미술교육과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박 작가는 푸른색으로 시작해 보라색에서 분홍색으로 변화하는 금강과 대청호의 다양한 색채를 표현했다. 청량감을 주는 푸른색이 사계절을 전부 감싸 안을 힘이 내재해 있다는 작가의 생각이 작품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그는 "자연은 늘 포근한 엄마처럼 우리 삶을 품어왔다"며 "자연에서 비롯되는 생명을 통해 상처받은 마음에 치유 받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그림에 표현했다"고 말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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