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예은씨는 대전 반석에서 독립서점 '버찌책방'을 운영하고 있다. 조예은씨 제공. |
조예은 씨는 대전 반석에서 독립서점 '버찌책방'을 운영하고 있다.
조 씨는 "지역의 작은 서점이 효율적이고 저렴한 인터넷 대형 서점을 이기긴 어렵다"며 "책방에서 책을 추천받았지만 구매는 인터넷으로 하는 손님들을 보면 아쉬워요. 많은 책방 사장님들이 안타까워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서울 외국계 증권회사에서 근무했던 조 씨는 금융위기로 인한 정리해고, 계약직, 정규직을 전전하며 고민 끝에 여행 에세이를 출판했다.
그러다가 독서모임으로 만난 남편을 따라 대전으로 왔다. 하지만 출산을 하자 여행작가 경력도 불안정해졌다. 출산이 여행작가 이미지에 타격을 미치며 프로그램 강의도 끊겼기 때문이다.
동네 작은 공간에서 책 모임을 시작하다가 2009년 책방을 시작했다. 2020년에는 평범한 직장인 이전의 '나'를 기록한 책 '출근길에 썼습니다'를 출판했다. 올해도 불안장애를 겪는 아빠가 아이와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그린 그림책을 출판할 예정이다.
"집 보증금을 빼서 시작한 가게였지만 코로나로 경영이 어려워지자 월세 조차도 못 내게 됐어요. 그래서 1층엔 가게가 있고 2층 가정집이 있는 주택을 짓기로 했어요." 집은 현충원 산 끝 부지에 지을 예정이다. 마당이 있고 자연이 있는 곳에서 책을 읽고 전시하는 문화 공간을 세운다는 것이 그의 꿈이다.
지금은 오프라인 서점이 없어 동네 카페나 줌으로 책 모임을 열고 책 주문만 받고 있다. "공간이 없어도 버찌 책방이 가진 이야기로 유지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어요." 그의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하다. "집이 지어지기 전까진 차 트렁크에 책을 싣고 다니며 이동식 책방도 계획 중이에요. 같은 동네에 사는 분들에겐 직접 자전거로 책 배달도 했어요" 그는 앞으로도 책으로 소통하고 더불어 살고 싶다고 전했다.
이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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