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아 가수원초 교육복지사 |
대전시교육청은 다문화 학생 수의 증가에 따라 다문화 학생 맞춤형 교육 강화를 위해 대학생 멘토링 및 다(多)사랑 통번역 학습보조인력 지원을 확대하고, 교원의 다문화 교육역량 강화를 위해 다누리 전문교육지원단 역량강화 연수 및 담임교사의 연수 의무화 등 다양한 다문화교육 지원 추진하고 있다.
그렇다면 일선 학교 현장에서 필요한 것은 과연 학생 맞춤형 교육과 교원의 역량 강화를 통한 성숙한 교육환경 조성뿐일까? 학교는 학기 초에 가정통신문이 홍수를 이룬다. 개인정보이용동의서를 시작으로 돌봄교실, 방과후교실, 각종 동아리에 준거집단 모집 신청서 등 하루에 3~4장 이상의 가정통신문이 각 가정에 배부되는데, 다문화 학생도 예외는 아니다. 가정통신문 중 일부는 '학생과의 관계'를 써서 제출하는 항목도 있는데, 일반 가정의 보호자가 자연스럽게 '부자, 모자, 조손...' 등으로 적어서 제출하는데 반해 일부 다문화가정의 학부모는 '좋음 또는 나쁨' 등으로 적어서 제출하기도 한다. 한국어의 특성상 이중적인 표현들로 인해 웃지 못할 상황이 전개되는 것이다.
첫 아이를 입학시킨 다문화가정의 학부모가 당황하는 포인트는 그것만이 아니다. A4 용지 앞뒤를 깨알같은 글자로 교육비지원 신청 안내와 방과후학교 과목과 수업시간, 신청서 등 곳곳이 지뢰밭이다. 이 지점에서 생각해야 할 것이 바로 다문화 학부모 교육이다. 함의적인 내용의 공문서를 이해하고, 적절한 내용을 적고, 필요한 지원을 신청할 수 있도록 사전 교육이 필요하다. 일선 학교에서 다문화가정의 학부모가 지역사회에 녹아들 수 있도록 자조 모임의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의 유관기관과 함께 다양한 학부모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면 학기 초에 학교에서 보내지는 가정통신문과 각종 알림장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성숙한 교육공동체의 일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테이블이 제 역할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4개의 다리가 제 몫을 다해야 한다. 다문화 교육도 마찬가지다. 교육청-학교-학생-학부모 모두가 제 역할을 다 해야 대전시교육청의 다문화교육 지원 비전인 "함께 배우며 성장하는 조화로운 글로벌 인재 양성"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
이진아 가수원초등학교 교육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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