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유럽과 미국에서 거의 동시에 출발한 영화의 역사는 결이 확연히 달랐습니다. 유럽은 영화를 회화, 조각 등 시각 예술의 연장선상에서 이해했습니다. 프랑스, 독일, 러시아의 이론가들이 영화에 대해 미학적, 철학적, 역사적 논의를 펼쳤습니다. 반대로 미국은 처음부터 상업적 목적으로 영화가 제작되었습니다. 1900년대 이후 본격화된 도시화, 산업화의 상황 속에서 중류층 이하의 도시민들이 퇴근 후나 주말에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제공되었습니다.
1920년대에 이미 파라마운트, 20세기 폭스, 워너 브라더스, 메트로 골드윈, RKO, 유니버설, 콜럼비아 등 할리우드의 유명 영화제작사들이 형성되었습니다. 이 회사들은 각기 가장 잘 할 수 있는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 시나리오 작가, 감독, 배우를 전속으로 고용했습니다. 이것이 이른바 할리우드 스튜디오 시스템입니다. 그리고 각 제작사들이 만들어 낸 유사한 계열의 영화들이 장르가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유럽의 영화 제작 기반이 무너지고, 많은 영화 인력이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미국 영화가 세계 영화 전반을 아우르게 됩니다. 할리우드도 다양한 영화적 동력과 흐름을 흡수하면서 발전을 거듭했습니다. 유럽의 3대 영화제를 포함한 세계 각국의 영화제들이 실은 막강한 할리우드 영화에 맞서 자국의 영화산업과 특징을 지키기 위한 것일 만큼 할리우드의 영향은 지대했습니다.
그러나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세계의 영화는 다시 다양화되었습니다. 역으로 할리우드 역시 세계 전반을 아우르는 영화의 제왕이 아니라 자신만의 특성으로 세계의 관객들에게 호소해야 하는 입장이 되었습니다. '언차티드'는 '인디아나 존스', '캐리비안의 해적' 등의 모험 대작들이 지닌 매력을 일면 모방하고, 일면 더욱 발전시켜 관객들에게 커다란 쾌감과 몰입을 안겨줍니다. 톰 홀랜드는 '스파이더맨' 때보다 성숙하고 폭넓은 연기력을 보여줍니다. 헬기가 수백년 전 탐험선을 하늘로 끌어올리는 장면 등 시각적 쾌감 역시 대단합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