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세종집무실법 2월처리 무산…대선용 비판

대선정국 속 국토위 소집 불발
추경 뇌관 여야 대치전선 악재
정치권 정쟁속 장기 표류 우려

연합뉴스

세종시에 청와대 분원을 설치하는 대통령 세종집무실법 2월 국회 처리가 사실상 물 건너 갔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국가균형발전과 행정수도 완성 적임자를 자처하며 법안을 앞다퉈 발의했지만, 여야 정쟁 속에 결과적으론 대선용이 됐다.

국회사무처가 정치부 기자들에게 발송한 21~25일 주간 일정에 따르면 대통령 세종집무실법을 다룰 국토교통위원회는 소집 예정이 없다.

이번 회기가 25일까지임을 감안할 때 이번엔 법안 처리가 무산된 것이나 다름없다. 물론 여야 합의에 따라 국토위가 극적으로 열리거나 2월 국회 회기가 연장될 수도 있지만, 이에 대한 가능성은 미미하다.

여야의 신경은 오롯이 역대급 박빙 승부를 이어가고 있는 차기 대선에 매몰돼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의원 대부분 격전지 선거운동에 연일 차출되고 있어 상임위 소집 동력이 실종된 상태다.

여당의 추경안 예결위 단독처리를 둘러싸고 여야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점도 악재다.

민주당은 19일 새벽 예결위에서 정부가 제출한 14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단독으로 기습 처리했다.

민주당은 소상공인·자영업자 코로나 보상이 시급한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의사진행을 거부해 단독 처리가 불가피했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은 '날치기'로 규정하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대선정국 속에 '추경 공방'이 격화되고 있는 것인데 이런 상황에서 여야 합의가 최우선인 대통령 세종집무실법 처리는 당분간 요원해 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대통령 세종집무실법은 민주당 강준현 의원(세종을)과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공주부여청양)이 각각 대표발의 했으며 현재 국토위에 제출돼 있다.

우리나라 정부부처 3분의 2 이상이 세종시에 집적돼 있고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가 확정된 가운데 국정 효율 극대화와 균형발전을 위해 추진된 것이다.

3월 9일 대선 전 법안을 처리하지 않으면 새 정부 출범 때 코로나 대응 외교 안보 등 다른 국정 현안에 우선순위가 밀려 장기표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그동안 충청권에선 2월 국회 처리를 촉구해 왔다.

법안 발의와 함께 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등 여야 대선 후보 역시 청와대 제2집무실 설치를 정식 공약으로 발표하면서 국회의 법안 처리 명분을 더했다.

하지만, 정작 여야가 정쟁 속에 법안 처리에는 눈을 감으면서 대통령 세종집무실법이 대선용이 아니었느냐는 비판에서 모두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