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하나시티즌 허정무 이사장이 2022시즌 구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대전은 2021시즌 승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며 승격에 바짝 다가갔으나 2차전에서 강원FC에 역전패하며 승격의 꿈을 접었다. 축구계에서 산전수전을 경험했던 허 이사장에게도 뼈아픈 패배였다. 허 이사장은 "3분 만에 3골을 허용하는 경우는 세계 축구 역사에서도 보기 힘은 결과였다"며 "올해는 그런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모든 경우의 수를 대비해서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은 2022시즌 K2리그 우승으로 다이렉트 승격을 목표로 내걸었다. 지난 시즌처럼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경험하며 필요 이상의 역량을 소비하지 않겠다는 자세다. 이를 위해 대전은 1부 리그 현역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다. 약점으로 지적됐던 수비 부분에서 보강이 집중됐다. 허 이사장은 "수비에서 기복이 심해 어려움을 겪었지만, 경험 많은 선수들을 영입했다"며 "다만 골을 넣을 수 있는 스트라이커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아직은 성사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남겼다.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앞둔 지난해 말 축구팬들 사이에선 '하나시티즌 1부리그 승격 시 400억에 달하는 투자가 있을 것'이라는 루머가 돌았다. 허 이사장은 "모든 일을 돈으로 해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주체가 하나금융그룹이다 보니 그런 유머 같은 소문이 나온 것 같다"며 "그룹에서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지원해주고 있지만 결국은 구단이 자체적으로 자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립 이후에도 지원이 계속되더라도 이는 팬들을 위한 투자나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승격이라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지만, 대전은 이민성 감독을 재신임했다. 초보 감독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특유의 형님 리더십을 발휘하며 팀을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이끌었다. 허 이사장은 "승부욕이 강한 지도자다. 경험은 부족할 수 있어도 연구하는 자세와 팀을 만들어가는 모습에서 매우 만족스럽다"며 "스스로 약점을 채워 나갈 수 있는 지도자로 좋은 감독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대전은 올해 K4 리그 참가를 위해 B팀을 신설했다. K4 리그는 주전으로 뛰지 못하는 선수가 주축이 된 세미 프로리그다. 대전은 올해 주전급 외 대부분의 선수를 신인으로 발탁했다. 젊고 어린 선수들을 K4 리그에서 육성해 주전급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허 이사장은 "B팀은 22세 이하의 선수들로 구성했는데 이들을 성장시켜 1군 멤버로 수급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유소년 선수들에 대한 체계적인 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구단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전은 글로벌 올해 1월 명문구단으로 거듭나기 위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2022시즌 1부리그 승격, 2023년 ACL(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획득, 2025년 ACL 우승이라는 계획이다. 허 이사장은 "ACL진출 자격을 얻기 위해선 승격이라는 첫 번째 목표를 달성해야 가능하다. 아시아 정상을 위해선 아직은 가야 할 길이 멀다"며 "올해 승격을 하더라도 다시 3년이라는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성적을 떠나 구단의 인프라도 튼튼히 해야 구단이 제시한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허 이사장은 "지난 2년간 대전하나시티즌을 응원해주신 축구팬들과 대전 시민들에게 승격이라는 선물로 보답하겠다"며 "많은 관심과 사랑으로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 달라"고 당부했다.
금상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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