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로투레 |
편집장 에메카만 알고 있는 비밀로 올로투레가 자청한 위험천만한 작업이다. 올레투레를 원하는 성 매수자 남자와 만나 잠자리를 가지게 된다. 하지만 화장실을 다녀오겠다고 속이고 창문을 통해 탈출한다.
남자의 신고로 화가 잔뜩 난 포주로부터 단단히 혼이 나고 경고를 받는다. 올로투레는 룸메이트인 린다가 유럽으로 가서 큰돈을 벌 계획이라는 사실을 알고 그녀에게 접근하여 자기도 함께 갈 수 있도록 주선해달라고 부탁한다.
그녀의 목적은 국제적인 인신매매단의 실상까지 파헤치고 독자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주기 위함이다. 린다는 그곳에 가기 위해서는 1,200달러를 지불해야 한다고 알려준다.
올로투레는 편집장이 차를 몰고 와 정보를 가져가고 매춘을 한 것처럼 속여 돈을 지불하는 식으로 아슬아슬하게 위기를 넘긴다. 그러나 린다에게서 유럽으로 가기 위해 소개받은 해외 알선책 알레로가 알선한 파티장에 갔다가 필립 온다제를 만난 것이 화근이었다.
그는 약을 타서 꼼짝 못 하게 한 다음 성폭행을 자행한다. 올로투레는 알레로가 데리러 와서야 만신창이가 되어 파티장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필립은 다이아몬드 재단 NGO로 자선 사업가를 가장한 변태성욕자였다.
올로투레는 깊은 상처를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다. 이후 그녀는 섹스 파티장에 온 많은 사람들이 사회지도층 인사라는 것을 알고 더욱 놀란다. 걱정이 된 편집장은 그만 중지할 것을 제안하지만 올레투레는 사창가의 검은 조직에 더욱 깊숙이 접근한다.
그러나 인신매매조직은 호락호락한 집단이 아니었다. 그들은 15명의 여성들을 1200달러씩 돈을 받고 유럽에 보내주기로 하고 모집했음에도 차에 오르는 순간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엉뚱한 곳으로 끌고 간다.
여자들은 이제 자유를 잃고 그들의 지시대로 따라야 할 노예가 되었음을 깨닫게 된다. 이 영화는 전형적인 '놀리우드(Nollywood)' 장르이다. '나이지리아'와 '할리우드'의 합성어인데 연간 영화로 벌어들이는 총수입이 4억 5000만 달러 규모에 이르는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를 할리우드에 빗대어 표현한 용어다.
1980년대 독재정치가 끝나면서 활기를 띄게 된 나이지리아의 영화산업 규모는 미국·인도에 이어 세 번째며, 2009년 현재 연간 1000∼2000편의 영화가 제작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지리아 영화는 보통 디지털카메라를 사용하며, 영화 한 편을 촬영하는 데 2만 달러 정도의 제작비와 약 10일 정도의 촬영 기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또한 관람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에 노점상에서 비디오·DVD로 판매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올로투레'는 사실 설득력이 상당히 떨어지는 영화다. 아무리 불의를 고발하는 기자라곤 하지만 올로투레의 프로파간다(propaganda)에서도 진정성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나이지리아나 우리나라 역시 공통점은 필립과 같은 위선의, 소위 사회적 저명인사가 마치 기생충처럼 존재한다는 것이다. 다만 한 가지 위안이 있다면 정말 명실상부의 '프로 기자'들이 우리나라엔 여전히 굳건하다는 믿음이었다.
그들의 투철한 기자 정신이 있기에 대한민국은 그나마 현재의 민주주의를 보존할 수 있는 것이리라. 역시 펜은 칼보다 강해야 옳다.
홍경석 / 작가·'초경서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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