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충남경찰서 체육관으로 사용되던 '상무관'이 국가등록문화재 지정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지역 문화계가 반색하고 있다.사진은 17일 오전 촬영한 '상무관' 전경모습. 사진=한세화 기자 |
문화계는 과거 일본군인의 무도관으로 쓰이던 공간을 한국전쟁 이후 경찰들의 교육훈련장으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공간 활용의 역사적 연계 의미가 클뿐더러, 60년대 모더니즘 양식을 표방한 건축물의 희소성까지 더해지면서 보존가치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21일 대전시와 지역 문화계에 따르면, 상무관은 문화재청이 국가등록문화재 등록을 예고한 올해 1월 5일을 기점으로 30일 동안의 공고 기간을 두고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등록 여부가 확정된다. 이달 22일 문화재청의 심의를 끝으로 국가등록문화재 확정 수순을 밟는다.
지정이 완료되면 옛 충남도청 내 우체국 건물과 함께 시민소통 협력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상무관 주변의 충남경찰청 건물은 현재 철거작업 중이며, 향후 중부경찰서를 비롯해 국세청, 대전세무서, 교정청, 위치추적대전센터 등이 들어선다.
(위)상무관 입구 모습과 (아래) 내부 바닥에 놓인 현판. 사진-한세화 기자 |
2016년 전국 체육시설 전수조사에서 국가등록문화재로 권고됐지만, 대전시의 예고 없는 리모델링 강행 등으로 원형 훼손 논란이 불거지는 등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문화계는 상무관이 1960년대 건축 사조인 모더니즘 양식에 따라 잘 지어진 건축물이라는 점에서 희소가치를 높게 보고 있다. 또 사용 목적은 달랐지만, 대전의 최초 공공체육시설로 알려진 충무체육관보다 앞서 지어진 체육시설이라는 점도 보존가치가 충분하다는 의견이다. 다만, 상무관 주변 옛 충남경찰청 건물들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자칫 훼손될 우려를 배제할 수 없다.
이희준 대전대 건축학과 교수는 "상무관이 1970년대 지어진 충무체육관보다 10여 년 앞서 지어진 근대건축물"이라며 "무엇보다 당시 건축 풍인 모더니즘 양식을 잘 표현한 건축물이라는 점에서 희소가치가 높고 공간에서 빚어지는 역사적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상희 목원대 교수는 "건물 철거로 인한 날림먼지나 콘크리트 파편 등으로 인한 상무관 훼손을 방지하기 위한 가림막 형태의 팬스 설치가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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