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서 자가진단키트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이에 대비해 정부는 지난 10일, 21일부터 감염에 취약한 어린이집(원생과 종사자)과 노인복지시설 등 약 216만 명에게 주당 1~2회분의 자가진단키트를 무상으로 배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유치원과 초등학교에도 시·도 교육감과 협의를 거쳐 추후 결정하겠지만, 무상 배포가 조만간 결정될 예정이라고도 한다. 면역수준이 낮고 집단생활로 인해 감염위험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 계층을 우선 보호하자는 취지는 대단히 환영한다. 그러나, 이러한 우선 보호 대상에 아동양육시설, 장애인거주시설, 노숙인시설, 한부모가족복지시설 등의 집단거주시설들이 배제되어 있다는데는 놀라움을 금할 길이 없다.
위 해당 시설의 경우 거주시설 내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사실상 코호트 격리 조치가 취해지는 감염 취약시설군에 해당된다. 보건복지부의 지침 등에 고위험군으로 표기가 되어 있는 시설들인데도 선제적 조치로 마땅히 취해져야 할 자가진단키트 무상 배포 대상에서는 누락되어 있다는 것은 예방에는 정작 손을 놓고 있으면서 문제가 발생하면 엄중한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보여질 수밖에 없다. 특히 아동양육시설의 경우 12세 미만의 아동들은 백신 접종 대상이 아니므로 해당 연령 아동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는 해당 시설의 경우 한 명의 아동이 확진되면 코호트 격리 조치가 취해진다. 극도로 조심하며 살얼음판 걷는 기분으로 견뎌내고 있는 실정인데도 말이다.
장애인거주시설 중에도 현재 대전지역의 경우 서구와 유성구는 보건소로부터 무상 자가진단키트를 배부받았으나 다른 지역구의 경우는 아직 무상 배포대상기관으로 안내받지 못했다. 노숙인시설이나 한부모가족복지시설의 경우도 무상 배포대상에서 제외됐다. 기관 자체적으로 선제적인 차원에서 진단키트를 구비해 놓지 못한 경우 시설 내 거주자 중 확진자가 발생해야 보건소를 통해 진단키트를 배부받게 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또한, 거주시설들 외에도 이용시설이지만 사실상 정부가 정하는 긴급돌봄 대상으로 시설 이용대상자들이 분류되면서 코호트 격리 조치까지는 아니지만 확진자 발생시 휴원과 개원을 반복하며 돌봄 공백이 발생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운영되고 있는 지역아동센터나 주간보호시설 등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최근 품귀현상을 빚고 있는 자가진단키트의 유통개선조치의 일환으로 3월5일까지 온라인 판매가 금지되고 1명당 1회 5개로 구입물량이 제한되면서 취약시설군의 시름은 더 깊어 가고 있다. 최소한 고위험군 시설에서 보호되고 있는 당사자들은 물론이요, 감염 취약시설군이나 긴급돌봄 최일선에 있는 시설군에서 거주·이용하는 당사자들에 대한 보호조치만큼은 정부의 최우선 보호대상으로 시급히 재정리되어야 한다.
정부의 무상 자가진단키트 배포 대상군에 대한 신속한 재정리와 아울러, 무상 배포 확정 전까지는 우선적으로 코로나19 확산 초창기 마스크 대란이 있던 시절 시민들 역시도 마스크 수급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도 십시일반 마스크를 모아 자신들보다 더 시급하게 마스크를 필요로 했던 당사자들에게 기부했던 시민들의 공동체정신이 또 한 번 다시 재점화되어야 할 시점이 아닌가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권주영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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