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갤러리에서 열리는 원로작가 2인 초대전 '한 장의 편지-한 숟가락의 물' 포스터 앞에 서 있는 김재관(왼쪽)과 정명희 화가(오른쪽). |
이번 전시는 기하학적 추상회화로 한국 현대미술을 선도하는 김재관과 금강과 물을 소재로 조형미를 보여주는 정명희 화백의 작품을 동시에 감상할 기회로 2월 7일부터 19일까지 진행한다.
11일 오전 방문한 대전갤러리는 양쪽으로 나뉜 전시공간에 캔버스와 아크릴로 표현한 김재관의 작품과 한지와 먹으로 표현한 정명희 화가의 극명한 작품 대비가 눈에 띄었다.
1970년대 우리나라 기하학 추상회화의 계보를 잇는 김재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여러 색 대비를 이용한 평면 그리드 작품들과 입체적인 큐브 속에 거울을 넣어 인간의 내면을 엿보는 듯한 느낌의 작품 2점을 선보였다.
2021년 청주시립미술관 기획전 '김재관 기하학적 추상회화 55년전'을 열고 시각의 차이를 비롯해 선과 색으로 빚어지는 관계성, 빛과 색 시리즈를 통해 자연현상을 기하학적 구조로 표현했다.
금강과 새를 그리는 화가로 잘 알려진 정명희 화백은 지난해와 올해 초 그린 최근 작품들로 먹의 농담과 번짐, 콜라주와 함께 사람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인간이 느끼는 수치심과 부끄러움을 표현하고자 얼굴을 그려 넣지 않았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정명희 화백은 '자유의 여정(Freedom Trail)'을 주제로 작품 번호를 쓰면서 쉼 없는 작업 의지를 다지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며 "여러 사회현상에서 빚어지는 인간의 수치심을 형상화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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