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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최근 논란이 된 사드 충청권 배치 발언과 관련해 속도 조절하는 뉘앙스를 보였다.
이재명, 윤석열, 안철수,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11일 오후 8시부터 서울 충무로 매경미디어센터에서 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하고 연합뉴스TV 등 방송 6개 사가 주관한 TV토론을 가졌다.
이 후보는 안 후보에게 국가균형발전 의지를 캐물었다.
그는 "재정, 인프라투자 등을 지방에 우선권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남부수도권, 대구경부권, 부산울산경남, 광주전남 등에 집중투자해서 메가시티를 만들자는 계획인데 안 후보는 그런 계획이 있느냐"라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균형발전에 대해 신념을 가지고 있다"며 "지금까지 공기업을 중앙에서 아무리 내려보내도 그 지역이 발전하지 못했다. 핵심은 민간기업을 유치할 수 있을 만한 권한을 지자체에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메가시티 500만명 이상이 되면 자체적으로 경제가 발전하고 내부에서 선순환이 가능하다는 사회학자들의 증명도 있다"며 "먼저 부울경 850만부터 성공사례 만들고 그것을 전국에 다 퍼트린다는 생각"이라고 부연했다.
안 후보의 답변에 이 후보는 "저와 생각이 거의 일치하는 것 같다"며 "메가시티를 구성하고 남부수도권을 만들고 자체적인 발전 역량을 확보한다는 데 공감한다"고 화답했다.
대선을 20여 일 앞두고 여야 후보간 단일화 성사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상황에서 이 후보와 안 후보가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한 것으로 주목된다.
현재는 윤 후보와 안 후보간 야권단일화에 무게추가 쏠려 있지만 이 후보 역시 안 후보에 러브콜을 보내며 단일화 가능성을 아예 배제하진 않고 있다.
충청권의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사드 배치 관련 질문 역시 눈길을 끌었다.
이 후보는 윤 후보에게 "지방에 유익한 시설이 가는 것도 좋은데 균형발전을 위해선 불이익한 시설을 배치하면 안 된다는 것도 이해할 것"이라며 "경제적으로 손실이 큰, 별로 도움 안 되는 사드를 지방에 배치하겠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어디 배치할지 의견을 말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윤 후보는 "군사 전략전술적인 거니까 가장 수도권 방어에 유리한 위치에 있는 지점을 선택해야 한다"고 답했다.
1차 TV토론에서 같은 질문을 받은 윤 후보가 사드 배치 지역에 대해 충청권 강원권 경북권 등을 언급한 점을 감안하면 다소 수위가 낮아진 것이다.
윤 후보의 사드 충청권 배치 발언 이후 지역 내 비판 여론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속도조절이 아니냐는 평가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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