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미나 대전중앙청과 대표 |
올림픽을 중계를 보면 가장 극적인 최후의 순간이 오면 해설위원들의 막판 스퍼트, 라스트 스퍼트, 마지막 스퍼트라는 말을 자주 들을 수 있다. 하나같이 결정적인 마지막 순간에 외치는 응원의 목소리다. '스퍼트'란 단시간에 전력을 다하여 역주하는 것, 라스트 스퍼트는 결승점 가까이 이르러 남은 힘을 다해서 기량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특히 쇼트트랙처럼 결승 지점에 다다르면 다들 하나의 목소리로 선수에게 마지막에 최선을 다해서 목표지점에 이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응원하면서 외치는 말이다.
열심히 쇼트트랙을 응원하던 중 나의 인생에서의 마지막 스퍼트는 언제일까 하는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인생은 그 끝을 알 수 없기에 우리의 삶에서 라스트 스퍼트를 해야 하는 타이밍을 잡기는 어렵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새해가 되면 우리의 삶을 조금씩 나누어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한다. 운이 좋은 누군가는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뛰는 자신만의 꿈을 장기적으로 그리는 사람도 있지만 대다수 사람은 단기적으로 독서 몇 권, 몸무게 몇 킬로그램, 영어 점수 몇 점, 운동 몇 시간, 회사의 매출 등을 수치화해 목표를 세운다. 그리고 목표지점에 다다랐을 때 라스트 스퍼트를 하기 위해 에너지를 쏟아낸다. 이처럼 우리의 일상에서도 순간순간 라스트 스퍼트가 존재한다.
문득 오늘 딱 하루만 산다면 나의 마지막 스퍼트의 목표는 무엇일까 하는 상상을 해 보았다. 오늘 딱 하루만 산다면 결론은 너무 명확하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따듯한 포옹과 고맙다는 말을 하겠다. 스퍼트란 단어가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면서 전념해야 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오늘 하루만 살아 인생의 결승점이 명확하다면 아주 작은 노력으로도 목표가 이루어진다.
2020년 1월 우리나라에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이제 3년 차가 되었다. 코로나19가 힘이 드는 건 이것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것이다. 한 달이 지나면, 이번 추석만 지나면, 새해가 오면, 설날이 지나면, 여름휴가가 지나면, 이렇게 지내온 시간들은 모두를 지치게 만들었다. 2주 후에는 4주 후에는 그리도 이번 계절이 지나면 예전의 자유로웠던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막연한 결승점이 무너지면서 다들 좌절하고 지치게 되었다. 이제는 결승점을 바꿔야 한다.
진화생물학자인 최재천 교수는 우리 인류가 박멸 또는 퇴치한 바이러스는 천연두가 유일하다고 한다. 그래서 코로나19를 박멸이라든지 퇴치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연일 최고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지금 오히려 코로나19 대응의 라스트 스퍼트를 이야기해보는 것은 어떨까? 코로나19의 확진자 수가 "0"이 되어야 한다는 완벽한 결승 목표를 수정하자. 인간의 머리로 생각할 수 있는 경우의 수보다 코로나19는 훨씬 더 진화하고 다양해졌다. 지금 이 순간이 코로나19 대응이 마지막 스퍼트이다. 이 겨울이 지나면 우리 스스로 위기에 대처할 융통성을 통하여 달라진 세상에서 현명한 일상생활을 시작해 보자.
/송미나 대전중앙청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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