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노숙인·쪽방촌 주민 등 취약계층 겨울나기 더 힘들어졌다

  • 정치/행정
  • 대전

코로나19로 노숙인·쪽방촌 주민 등 취약계층 겨울나기 더 힘들어졌다

아파도 대부분 노숙인 의료급여 헤택 받기 어려워
자가진단키트 역시 비싸서 구하지 못하는 상황
무료급식소 역시 사람 몰려 끼니 챙기기도 어렵

  • 승인 2022-02-10 17:27
  • 수정 2022-02-10 17:42
  • 신문게재 2022-02-11 2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GettyImages-a9294027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무섭지만 어쩌겠어요. 집도, 돈도 없는 처진데."

대전역 인근 노숙인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춥고 외로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대부분 허름하고 얇은 종이박스 하나로 칼바람을 견디고 있는 상황. 그나마 무료급식소에서 몸을 녹일 수 있었지만 요즘은 실내 급식이 제한되면서 도시락만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나눠주는 도시락 역시 사람이 몰려 끼니를 챙기기도 어려워졌다. 한 노숙인은 "그나마 김밥이나 빵을 챙겨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다행"이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맘 편히 병원에 가기도 어렵다. 아파도 병원비 걱정에 꾹 참기 일쑤다. 코로나19 확진이 됐을까 조마조마하지만 자가진단키트 구매하는 것은 꿈도 못 꾼다. 노숙인 A 씨는 "요즘은 추워도 코로나 때문에 실내에 있기도 무섭다. 아파도 참는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노숙인, 쪽방촌 주민 등 취약계층들의 겨울나기는 더 어려워졌지만, 실질적으로 도움받을 수 있는 지원과 제도가 거의 없다.



노숙인의 경우 의료급여 제도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노숙인 의료 시설로 지정된 곳에서만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 새로운 검사체계에 따라 코로나19 진단 검사 역시 자가진단키트로 스스로 검사해야 하지만 취약계층에 대한 자가진단키트 지원도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10일 대전시와 동구청에 따르면 대전의 노숙인 수는 254명, 쪽방촌 주민은 600여명이다.

2012년 노숙인지원법에 따라 노숙인진료시설로 지정된 국공립 의료 기관에서 노숙인들도 의료급여를 받아 진료받을 수 있게 됐지만 유명무실이다. 대전에 지정된 노숙인 진료시설은 5개 자치구 보건소와 대전 선병원, 대전 신생병원 등 7곳이다. 노숙인 진료 시설로 지정받지 못한 곳에선 의료급여 혜택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대전노숙인종합지원센터 관계자는 "정해진 곳에만 의료급여를 받을 수 있는 것도 문제지만 선정일 기준으로 지급해 심사결과가 나와야지만 의료혜택 받을 수 있어 비용부담이 더 크다"며 "실효성이 떨어지다 보니 최근 의료급여 혜택을 받는 노숙인들은 전무하다"고 했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방역 체계가 바뀐 만큼 취약계층에 대한 방역물품 지원 역시 절실한 상황이다. 그나마 지자체의 노력으로 취약계층의 2차 백신 접종률은 70%가 넘었지만 자가검사키트, 자택치료에 대비한 방역물품을 구하지 못하는 취약계층이 많다.

동구 쪽방상담소 관계자는 "쪽방촌 주민들이 사용할 자가검사키트 마련을 위해 계산을 해봤지만 비싸다 보니 2000만원에서 3000만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나왔다"며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자체 차원의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이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동구청 관계자는 "관련 기관에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노숙인과 쪽방촌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지원 대책은 특별히 없는 상황"이라며 "자가진단키트의 경우 취약계층을 무료로 지원하는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가을단풍 새 명소된 대전 장태산휴양림…인근 정신요양시설 응급실 '불안불안'
  2. [사설] 의료계 '정원 조정 방안', 검토할 만하다
  3. [사설] 충남공무원노조가 긍정 평가한 충남도의회
  4. 대전사랑메세나에서 카페소소한과 함께 발달장애인들에게 휘낭시에 선물
  5.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1. 제90차 지역정책포럼 및 학술컨퍼런스 개최
  2. 국방과학일류도시 대전 위한 교류장 열려
  3. '한국탁구 국가대표 2024' 나만의 우표로 만나다
  4.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학술적 업적 수상 잇달아…이번엔 국제학자상
  5. 건양대병원, 시술과 수술을 한 곳에서 '새 수술센터 개소'

헤드라인 뉴스


아침밥 안 먹는 중·고생들… 대전 45% 달해 ‘전국 최다’

아침밥 안 먹는 중·고생들… 대전 45% 달해 ‘전국 최다’

대전지역 청소년들의 아침식사 결식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적극적으로 대응해 학생들의 건강 증진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대전교육청은 바른 식생활 교육을 축소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26일 교육부 2024 청소년건강행태조사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학생들의 아침식사 결식률은 지난해보다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전국 800개 표본학교의 중·고등학생 약 6만 명을 대상으로 흡연, 음주, 식생활, 정신건강 등에 대해 자기기입식 온라인조사를 통해 진행됐다. 대전지역 학생들의 아침..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대전시가 충청권 메가시티 완성의 시작점인 광역교통망 구축에 힘을 쏟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부터 신교통수단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도시균형발전 초석을 다지는 것을 넘어 충청 광역 교통망의 거점 도시가 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28년 만에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올해 연말 착공한다. 도시철도 2호선은 과거 1995년 계획을 시작으로 96년 건설교통부 기본계획 승인을 받으면서 추진 됐다. 이후 2012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됐지만 자기부상열차에서 트램으로 계획이 변경되면..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크리스마스트리와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겨울철 대목을 노리고 있다. 우선 대전신세계 Art&Science는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26일 백화점 1층 중앙보이드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선보였다. 크리스마스 연출은 '조이 에브리웨어(Joy Everywhere)'를 테마로 조성했으며, 크리스마스트리 외에도 건물 외관 역시 크리스마스 조명과 미디어 파사드를 준비해 백화점을 찾은 고객이 크리스마스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대전 신세계는 12월 24일까지 매일 선물이 쏟아지는 '어드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