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뉴스 |
1995년 개관 이후 1350여 점의 미술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대전시립미술관은 코로나19 이전까지 5억 원이던 소장품 수집 예산이 2021년과 올해 3억 원으로 삭감 편성됐다.
반면, 대전과 규모가 비슷한 광주시립미술관은 5억의 일반 소장품 수집예산과는 별도로 해마다 열리는 아트페어 수집예산 2억 원을 고정 책정해 소장품 수집영역을 확대했다. 올해로 개관 30주년을 맞았으며, 현재 5300여 점의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다.
소장품 수집예산으로 매년 15억 원가량을 투입하는 대구미술관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2020년과 2021년 5억 원으로 대폭 삭감됐다가 올해 다시 20억 원으로 증액됐다. 부산시립미술관의 경우 소장품 수집예산이 5억 원인데, 광역단체 미술관 중 소장품 수집 예산이 적게 평가되고 있지만, 대전보다 2배 가까이 많은 금액이다.
2021년 12월 개관한 울산시립미술관은 전국 유일 '소장품 기금'제 방식을 채택하고 남은 예산은 이월하는 방식으로 소장품을 수집하고 있다. 2017년부터 매년 28억 원씩 5년간 140억 원의 기금을 조성, 개관을 준비하면서 70억 원을 들여 120점의 미술품을 확보했다. 소장품 1호인 백남준의 '거북'과 베니스비엔날레 참여작가의 작품 등 기금방식을 통해 지자체 산하 미술관에서는 시도조차 하기 어려운 수준 높은 작품들을 소장할 수 있었다.
지역미술계 인사는 "지자체 산하 미술관의 소장품들은 그 지역의 얼굴이자 정체성을 보여주는 매개체라는 점에서 더 수준 높은 작품들을 소장함으로써 대전시립미술관만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예술계 인사는 "문화의 질적 향상은 결국 마인드의 문제이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대전시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우선순위와 시급성을 따져 예산을 편성하는 과정에서 일부 반영이 덜 된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필요 여부를 타진해 추경에 반영하는 등 추이를 봐야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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