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집권 시 전(前) 정권 적폐 청산 수사' 발언에 격노하면서다.
문 대통령이 이례적 강한 어조로 야당 대선후보를 직접 겨냥하면서 대선 정국에 미칠 파장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10일 오전 참모회의에서 전날 윤 후보의 언론 인터뷰 발언을 두고 "중앙지검장, 검찰총장 재직 때는 이 정부의 적폐를 있는데도 못 본척 했다는 말인가"라고 강력 비판했다.
이어 "현 정부를 근거 없이 적폐수사의 대상, 불법으로 몬 것에 대해 강력한 분노를 표한다"며 윤 후보에게 사과를 요구했다고 청와대는 덧붙였다.
그동안 철저한 정치 중립으로 대선 현안에 대한 직접적 언급을 하지 않았던 문 대통령이 이날 수위 높은 비판을 한 것은 현 정권을 범죄 집단으로 규정한 윤 후보가 '선을 넘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안팎에선 윤 후보가 현 정권을 비판하며 '적폐'라는 단어를 쓴 것이 문 대통령의 '역린'을 건드린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 초부터 '촛불 정신을 계승하고 이전 정부의 적폐를 청산한 정부'로 스스로를 규정해 왔기 때문이다.
특히 윤 후보의 발언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전례를 상기시킬 수도 있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의 분노는 더욱 컸던 것으로 보인다.
노 전 대통령이 비극적 선택을 한 배경에 무리한 검찰수사가 있었다는 인식이 여권에서 팽배한 가운데 윤 후보의 언급이 '기획사정'을 예고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서다.
국민의힘은 부당선거 개입이라며 발끈하고 나섰다.
이양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문 대통령이 적폐 수사 원칙을 밝힌 윤 후보를 향해 사과를 요구한 것은 부당한 선거 개입으로 유감을 표한다"고 반격했다.
이준석 대표도 페이스북에서 "정권을 막론하고 부정한 사람들에 대한 수사를 공정하게 진행했던 우리 후보가 문재인 정부도 잘못한 일이 있다면 성역이 될 수 없다는 원칙론을 이야기한 것에 대해서 청와대가 발끈했다"고 날을 세웠다.
대선을 코앞에 두고 대통령과 야당 후보가 정면충돌하며 '이재명 대 윤석열'에서 '문재인 대 윤석열'로 전선이 급격히 이동하는 모양새다.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 안갯속 접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번 파장이 보수와 진보 가운데 어느 진영 지지층을 더욱 결집 시킬지 주목된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