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습관은 어릴때부터 들여야 한다며 어린이들을 위한 어린이 도서관이 따로 만들어지기도 하고 올해의 다독왕을 선정하며 마음의 양식을 쌓는 것을 독려하기도 했다.
책을 읽어야 하는 의미를 꼽자면 수백가지를 꼽겠지만 기술 발달로 종이질감의 전자책이 나오고, 바쁜 직장인들을 위해 읽어주는 책이 나오는 와중에도 종이책의 위상이 여전한 것은 책이 주는 매력이 대체 불가 하기 때문이다.
활자 너머의 여백의 세상을 만들고, 그 안에서 독자 개개인이 투영하는 메시지들은 빠르고 간편한 패스트 푸드 사회에서 잠시나마 쉼표를 주는 존재다.
'모든 것은 도서관에서 시작되었다'(윤송현 지음, 학교도서관저널 펴냄, 288쪽)는 도서관 활동가이자 시민운동가인 저자가 10여차례에 걸쳐 북유럽 80여곳의 도서관 현장을 답사해 완성한 도서관 견문록이다.
안데르센의 '성냥팔이 소녀'처럼 추위에 떨다 죽을 만큼 척박했던 북유럽이 어떻게 50년만에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복지 국가가 됐는지에 대한 질문을 가진 작가는 북유럽의 가는 곳마다 도서관을 마주하며 '모든 것은 도서관에서 이뤄졌구나'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책은 단순히 선진 도서관 면면을 소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유럽의 변방에서 복지국가로 나아갈 수 있었던 북유럽의 도서관을 만든 사회 시스템과 도서관이 가져온 개인과 공동체의 변화에 주목한다.
복지 정책의 요체는 정보를 이해하고 판단하는 힘을 길러 민주시민 의식을 기르고, 스스로 자존감을 회복해 일어서고, 변화하는 사회에 맞춰 자기의 역할을 찾고, 자존감을 지키는 노인을 보내고, 필요한 정보 접근으로 사회 참여와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는 역할이 모두 도서관을 통해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교육과 자활, 노인복지, 장애 등 보편적 복지정책의 기반이 되는 플랫폼이 바로 도서관이라는 것이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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