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는 국어진흥위원회 설립에 앞서 대전시 기관 및 부서의 공공언어 사용실태를 조사했다. 이 자료는 공공언어의 실태 파악 후 2024년까지 중장기 공공언어 개선사업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한남대 국어문화원이 사업을 맡아 연구용역을 진행한 결과 기안문, 공지문, 보도자료에서 언어의 품격이 지나치게 낮거나 한자어와 외국어 남용이 빈번하게 나타났음이 확인됐다. 공공언어는 생활과 매우 밀접해 개선 시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시민과 소통하는 언어 표현을 위해 반드시 순화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용역 결과 중 대표 사례를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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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분권국과 시민공동체국은 외래어보다 전파나 필히, 향후, 반출기간, 舊(옛 구), 旣(이미 기) 한자어 남용이 주를 이뤘다. 또 조사의 지나친 생략으로 문장의 호응 오류가 보였고,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교통건설국의 경우 행정용어를 공공언어로 고쳐 쓰지 않았다. 과표값은 과제 표준값으로 관급자재는 관공급 자재, 표준약관은 표준규정으로 이면도로는 뒷길, TF팀은 특별팀으로 순화를 제언했다.
국립국어원은 2019년 '개정 한눈에 알아보는 공공언어 바로쓰기'에서 '만전을 기하여'는 '허술함이 없도록'으로 고쳐 쓸 것으로 권고했다. 어렵고 상투적인 한자 표현을 피하고 쉬운 표현으로 쓰자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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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와 산하기관, 직속기관 사업소 전반의 사용실태 오용 빈도를 정리해본 결과, 표기 39.4%, 어휘 36.3%, 표현 16.7%, 문장 7.6%로 나타났다.
국어문화원은 글 속의 문장에서 외국어 번역 투나 일제 잔재인 개조식 문장이 많이 나타나는데, 이는 한국 사람들의 생각 방식과 호흡이 맞지 않아 우리말답게 고쳐 쓸 것을 권유했다. '~에 의해', '~을 통한'은 영어 번역 투 문장이고, '~에 있어', '~로부터의', '~어지다'는 일본어 투 표현으로 우리말답지 않은 표현이라 문장이 어색하고 의미 전달이 어렵기 때문이다.
국어문화원은 올해 1월 공공언어 쓰기 관련 개선안을 각 기관에 통보했고, 연말까지 개선체계 구축과 교육 강화, 직무국어 관련 자격제도 시행, 국어 사용 우수기관 지정을 통해 개선안을 찾겠다는 의지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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