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다문화] 일본의 '바늘 공양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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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다문화] 일본의 '바늘 공양날'

  • 승인 2022-02-02 16:05
  • 신문게재 2022-02-03 9면
  • 우난순 기자우난순 기자
의식주는 인간 생활의 근본이며 의류를 꿰매기 위해서는 반드시 바늘이 필요하다. 일본에서는 옛날부터 그런 바늘의 은혜에 감사하고 소중히 하는 마음을 가져 바느질을 하는 동안 녹이 슬거나 부러지는 등의 이유로 더이상 못 쓰게 된 바늘을 공양하는 풍습이 있다.

서일본에서는 12월 8일, 동일본에서는 2월 8일에 '바늘 공양날' 행사가 열리는 것이 일반적이며 지역에 따라 12월 8일과 2월 8일 양일 모두 행하는 곳도 있다. 이날은 바느질을 하지 않고 부러진 바늘이나 오래된 바늘에 감사하며 또 바느질 기술을 향상을 바라며 근처에 있는 신사 또는 절에 헌납하거나 두부, 곤약, 떡 등 부드러운 것에 찔러 넣고 공양을 한다. 또 일부 지역에서는 부러진 바늘을 땅속에 묻거나 바늘을 찔러 넣은 두부와 곤약을 강이나 바다에 흘려보내기도 한다. 두부나 곤약 등에 바늘을 꽂는 이유는 그동안 천 같은 딱딱한 곳에만 찔리며 계속 일을 한 바늘에 마지막은 부드러운 곳에서 편히 쉬고 성불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바늘 공양은 9세기경 중국에서 일본으로 전해졌다는 설이 있지만, 자세한 기원은 알 수 없다. 바늘을 공양하는 구조물이 교토에 위치한 법륜사(法輪寺)에 건립된 기록이 있는 것을 보면 9세기 후반 일본에도 바늘을 공양하는 풍습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 후 에도시대(1603~1868)에 들어 일본 각지로 퍼져갔다.

최근에는 옛날과 비교하여 각 가정에서 바느질하는 것 자체가 줄었지만, 지금도 복식기업이나 양재교육관계자, 침구사 등 바늘을 다루는 다양한 사람들이 매년 감사의 마음을 바치거나 바느질 기술의 향상을 바라며 바늘 공양을 계속하고 있다.



시무라에리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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