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을 대표하는 음식으로는 오곡밥, 묵은 나물, 귀밝이술, 부럼을 꼽을 수 있다. 오곡밥은 찹쌀, 팥, 콩, 차조, 수수, 기장 등 다섯 가지 곡식을 섞어 지은 밥으로 여러 이웃과 바꿔먹으며 풍년과 행운을 기원했다. 호박, 무, 가지나물, 버섯, 고사리 등을 말린 9가지 묵은 나물을 삶아 무쳐 먹으면 여름 더위를 타지 않는다고 믿었고 새해 복이 계속되길 바라며 오곡밥에 묵은 나물을 비벼 김, 배춧잎, 취 등 넓은 잎에 싼 복(福)쌈을 먹기도 했다. 또 이른 아침에는 귀밝이술이라 하여 데우지 않은 청주를 마시며 일 년 내내 귀가 밝고 기쁜 소식 듣기를 염원했다. 정월대보름 음식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럼은 생밤, 땅콩, 호두, 잣, 은행 같은 견과류를 어금니로 깨물어 까먹는 것으로 한 해 동안 아무 탈 없이 평안하고 부스럼이 나지 않게 해달라는 기원이 담겼다.
올해 정월대보름은 2월 15일이다. 찰진 오곡밥에 갖가지 묵은 나물을 곁들어 든든히 먹고 휘영청 밝은 보름달에 우리 가족의 행복과 건강을 빌어보는 건 어떨까.
고혜정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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