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하나시티즌이 월드컵경기장 잔디 교체를 완료하고 오는 3월19일 홈 개막전을 준비하고 있다(대전하나시티즌) |
대전 홈 개막전이 1개월 가까이 늦게 개최되는 이유는 대전월드컵경기장 잔디 때문이다. 대전은 2021년 8월부터 대대적인 경기장 잔디 교체를 시작했다. 단순히 잔디만 뜯어내는 단순 작업이 아닌 하부 토양까지 걷어내는 대공사였다.
대전월드컵경기장은 2001년 개장 후 월드컵과 K리그 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한 번도 토양 교체를 하지 못했다. 20년간 퇴적되고 침하된 미세한 모래가 배수 기능을 저하시키면서 경기장 곳곳에 물고임 현상이 일어났고 이는 선수들의 부상과 경기력 저하로 이어졌다. 시민구단 시절 예산 확보 등 여러 문제로 공사가 지연된 결과다.
이번에 교체한 잔디는 유럽형 켄터키블루그래스다. 국내 K리그 다수의 경기장에 깔려있는 품종이다. 국내 기후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한국산 잔디 보다는 장점이 많고 FIFA가 규정한 잔디 조건에도 가장 적합하다.
토양을 교체했다고 해서 잔디가 잘 자라는 것은 아니다. 잔디를 심은 후 일정 기간 동안은 온도와 습도를 맞춰주고 세밀하게 관리를 해야 한다. 신재민 대전 경기장기획운영실 실장은 "잔디는 온도와 습도가 중요한데 기온이 낮은 겨울에는 잔디가 뿌리 내리기 어렵다"며 "잔디가 활착하려면 봄까지는 기다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렵게 활착된 잔디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구단 차원에서 경기 일정을 조율한 것으로 안다"며 "여름을 대비해 쿨링 선풍기를 도입하는 등 프리미어리그 급 수준의 잔디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전은 2022년부터 25년간 대전월드컵경기장 및 덕암축구센터 시설에 대한 운영 및 관리 업무를 대전광역시로부터 수탁 받았다. 이를 대비해 지난해부터 잔디 교체에 9억, 인공채광기 구매에 4억이 투입되는 등 잔디 교체에만 13억을 투자했다.
금상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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