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다문화] 부엌신을 황금잉어에 태워 하늘로 보내는 베트남 명절풍습

베트남에서는 새해에 많은 행운을 빌며 '부엌신'을 보내 의식을 엄숙하게 지낸다(구글 제공)

베트남 사람들에게 설 '뗏'은 가장 중요한 명절로, 음력 1월 1일을 새해 첫날 아침에 조상들께 차례를 지내고,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 새해 덕담과 세뱃돈을 주고받으며 음식을 나눠 먹은 풍습이 한국과 비슷하다.

하지만 베트남에는 세계 그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명절 '부엌 신을 하늘로 보내기' 베트남어로 'Tien Ong Tao ve Troi(디엔 옹다오 배쩌이)' 라는 독특한 풍습이 있다.

베트남에서는 집안에 조상 외에도 3개 이상의 신(터신, 부엌신, 행운의 신, 복신 등)을 모신다. 매년 음력 12월 23일은 부엌신이 잉어를 타고 하늘에 올라가 옥황상제에게 주인의 집안에 크고 작은 일들을 모두 것을 보고하는 날이다. 그래서 이날은 베트남 가정에선 부엌을 청소하고 황금잉어를 사서 부엌신이 천국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예배를 드린다. 집주인은 새해 전날까지 부엌신이 자신의 집에 다시 돌아올 때까지 계속 부엌을 정리하며 돌본다.

부엌신은 일년 내내 부엌에 있기에 가족들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모두 알고 있기 때문에 베트남에서는 새해에 많은 행운을 빌며 부엌신을 보내 의식을 엄숙하게 지낸다. 예전에는 부엌신 제사가 12월 23일 밤 0시에 시작해 23일 낮 12시까지 진행되지만 요즘은 다들 바쁘기 때문에 23일 저녁에만 제사를 지내기도 한다. 이때 제사상에는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부엌신에게 바치는 공양쟁반은 지선, 향, 닭고기, 찹쌀, 과일 등이 가득 있다. 특히 부엌신이 하늘로 날아가기 위한 잉어는 필수로 준비하며, 제사 후에 강이나 바다에 잉어를 풀어준다. 그래서 명절에는 시장이나 거리에서도 잉어를 파는 풍경을 흔히 볼 수 있다. 이 문화는 베트남 민족의 독특한 문화이고 대대로 계승되고 보존된 아름다운 풍습이다. 아산=오안희 명예기자(베트남)